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파장이 확산하고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와 관련,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건재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상원 금융위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우리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다고 재확인한다"며 "미국인들은 자신의 예금을 필요로 할 때 인출 가능하다는 것에 확신을 가져도 좋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디.
SVB 사태 이후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가 의회 발언대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청문회는 정부의 2024 회계연도 예산안 제출에 따른 의견 청취 차원에서 계획됐지만,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번질 수 있는 SVB 사태 대응 방안에 질의가 집중됐다.
옐런 장관은 "이번 주 취해질 조치들로 예금자의 자산은 안전하다는 우리의 굳은 약속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감을 강화할 수 있는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주나 채권 소유자는 정부의 보호를 받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한 푼의 세금도 이 같은 조치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SVB 폐쇄 조치와 관련해선 "현 상황에서 유동성 위기가 있었다"며 "은행에 무슨 일이 있었고, 이 같은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상세하게 조사할 것이다. 은행이 폐쇄된 것은 인출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금 보호 보험의 한도를 넘어서는 모든 예금이 보호받는 것이냐는 질문엔 "연방준비제도(Fed)와 연방예금보험공사(FIDC) 과반이 찬성하고 내가 대통령과 상의해 보험 밖에 있는 예금자를 보호하지 못할 경우 시스템적 위험과 심각한 경제적 후과를 초래한다고 결정할 경우 이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은행 시스템을 안정시키고 신뢰도를 강화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며 "무슨 일이 벌어졌고 규제와 감독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한지를 살필 충분한 시간이 있을 것으로 보지만, 현재는 미국 은행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SVB가 자금 조달을 위해 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예금에 의존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규제 당국이 규칙과 감독의 적절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당국의 개입은 이 같은 상황을 확산할 수 있고 다른 은행이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우리가 한층 우려하는 것은 은행이 스트레스를 받아 유동성과 자본 확충을 위해 대출을 꺼릴 가능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되면 대출 비용이 한층 오르고 가용성 역시 떨어지는 상황을 보게 된다"면서 이는 경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재무부와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는 SVB 초고속 붕괴 사태 대응을 위해 SVB와 시그니처 은행 등에 예금보험 한도를 넘는 예금도 전액 보증하고, 은행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유동성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연준에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가 이어지는 등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SVB와 시그니처 은행에 대한 예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해 당국과 미국 대형 은행들이 위기설이 돌고 있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구제 방안을 이르면 이날 중 확정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200억 달러 가량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가운데 JP모건과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들이 이를 위한 단기 금융 제공에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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