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투자 전략가이자 월가 강세론자로 꼽히는 제레미 시겔 와튼 스쿨 교수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시겔은 "SVB 사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경우 증시 악재보단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위원들이 이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제레미 시겔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SVB 사태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이 미국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만 급급했다"면서 "미국의 지역은행들이 무너지며 마침내 시장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정책으로 미국의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역전된 점을 지적하며 "지난 50년 동안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현상은 매번 경기침체를 동반했고, SVB가 파산하게 된 배경에도 미국의 단기 국채금리 급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의 2년과 10년물 국채금리는 연준의 3월 0.50%p 금리인상 가능성에 지난 7일(현지시간) 100bp 이상 역전된 바 있다. 이는 1981년 8월 이후 무려 4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또한 미국의 2년물 국채금리는 마의 5% 선을 돌파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편 제레미 시겔 교수는 연준의 무리한 금리인상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는 금리동결 대신 0.25%p 금리인상이 단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동결에 나설 경우 시장은 미국의 은행 시스템이 위기에 빠져있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결국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며 주가는 떨어지고 시장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월 FOMC 회의에서 0.25%p 금리인상과 함께 중단을 암시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의 3월 0.25%p 금리인상 가능성은 오전 8시 40분(한국시간) 기준 약 80%에 달한다.
(사진=CNBC)
한국경제TV 글로벌콘텐츠부 홍성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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