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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의 한국 상륙 작전 [슬기로운 금융생활]

장슬기 기자

입력 2023-03-24 17:42   수정 2023-03-2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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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상반기 중에 아멕스도 연동"
"NFC 단말기 확대 노력할 것"
삼성페이, 네이버·카카오페이와 손잡고 맞대응


"오늘 10pm 기준으로 애플페이 토큰발행이 100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애플팀은 highest record ever라는데 구체적인 의미와 기준은 천천히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1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SNS)

그 동안 삼성페이가 독점했던 국내 간편결제시장에 대항마가 등장했습니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공식 상륙하면서,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애플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21일 출시 첫 날 애플페이를 등록한 사용자는 100만 명, 애플 역사상 최단기록이라고 합니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을 환호하게 만든 애플페이, 앞으로 한국 상륙 작전을 어떻게 펼쳐나갈까요?

◆ 삼성페이보다 빠른 애플페이…편의성↑

사용법은 삼성페이와 유사합니다. 아이폰 지갑앱에서 보유한 카드를 등록한 후 생체인식 등을 통해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됩니다. 애플페이의 강점. '빠른 결제속도'입니다. 물론 삼성페이도 스마트폰에 카드를 등록 후 단말기에 접촉해 결제가 이뤄지는 간편한 방식이지만,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망(NFC) 결제 방식을 접목해, 단말기에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근처에 갖다대는 것만으로 결제가 가능합니다.

삼성페이의 경우 마그네틱전송방식(MST)을 사용하기 때문에 단말기에 스마트폰 위치를 제대로 맞춰 접촉해야 결제가 이뤄집니다. NFC단말기를 활용하는 애플페이는 단말기 3cm 이내에만 인식이 되면 결제가 곧바로 이뤄지는 만큼 결제처리 속도 면에서는 삼성페이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이어집니다.

현재 애플페이는 단독 파트너사인 현대카드만 등록이 가능한데, 현대카드는 자사 앱 내에서 '애플 지갑에 추가' 버튼을 만들어 별도로 애플페이 앱을 열 필요없이 현대카드 앱에서 곧바로 카드 추가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등록한 카드는 아이폰뿐만 아니라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Mac)에서도 결제가 가능합니다.

오프라인에서 결제할 때는 아이폰과 애플워치의 측면 버튼을 두 번 누른 뒤 기기를 결제단말기 근처에 가까이 대면 결제가 이뤄지고, 온라인에서는 애플페이를 사용해 배송이나 카드 정보를 매번 입력할 필요 없이 앱 또는 iOS 16의 Safari를 포함한 써드파티 웹브라우저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 가맹점은 10곳 중 1곳서만 가능…단말기 확대 과제

문제는 '어디서 결제할 수 있느냐'죠. 편의점과 백화점, 마트, 커피전문점, 주유, 영화, 도서, 온라인까지 애플페이로 결제를 할 수 있는 가맹점은 다양합니다. 다만 대부분 프랜차이즈업종으로 한정돼 있죠. 동네 슈퍼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삼성페이와 비교했을 땐 아직 결제 가능 가맹점이 많지는 않습니다. 스타벅스에서 지원하지 않는 다는 점도 많은 아이폰 유저들의 실망감을 자아냈죠. 현재 국내 전체 약 300만개 가맹점 중 NFC 결제를 지원하는 곳은 약 10%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삼성페이는 기존 카드 마그네틱 정보를 활용한 결제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카드를 긁을 수 있는' 단말기가 있는 곳이면 사실상 모두 결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애플페이는 NFC 결제만 지원하기 때문에 해당 단말기가 추가로 설치돼야 결제가 가능합니다. 이 단말기 설치를 확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겠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최근 SNS를 통해 NFC 단말기를 계속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정 부회장은 "초기 반응을 본 많은 가맹점들이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비접촉 NFC 단말기는 비단 애플페이뿐만 아니라 보건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단말기는 20만 원 내외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존 NFC 단말기가 있는 가맹점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애플페이 결제 지원이 가능합니다. 국내에서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이 1,200만 명 가량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단말기를 설치하는 가맹점 역시 늘어날 것으로 현대카드 측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 "애플페이 쓰려고 현대카드 발급했다"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으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현대카드로 꼽힙니다. 단독 파트너사인 만큼 당장 애플페이에 등록이 가능한 카드사는 현대카드 1곳 뿐이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애플페이를 쓰기 위해 현대카드를 발급했다"는 글이 쏟아집니다. 실제 젊은 층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현대카드 발급 수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대카드 외에 다른 카드사들도 곧 애플페이 국내 상륙 작전에 동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카드사 입장에선 꽤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애플페이는 삼성페이와 달리 카드사들에게 0.15% 내외의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카드 소비자가 애플페이에 카드를 등록하고 결제하면, 카드사는 해당 결제금액의 0.15% 가량을 애플페이에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는 겁니다. 카드사 입장에선 추가적인 비용이 드는 셈이죠.

그렇다고 애플페이를 외면하자니 아이폰 사용자들의 민원이 폭주할 게 뻔하고, 단독 파트너사인 현대카드로 고객들이 이탈하는 현상까지 나타날 수 있어 카드사 입장에서도 고심이 깊은 상황입니다. 당장은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이 한정돼 있어 타 카드사들의 타격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이 가맹점마저 확대되면 점유율 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도 제기됩니다.



◆ 삼성페이, 네이버·카카오페이 손 잡다

이 같이 국내 상륙 작전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애플페이. 기존 강자인 삼성페이도 가만히 있을 순 없겠죠. 삼성페이는 온라인 간편결제시장 강자인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와 손을 잡습니다. 현재 네이버페이 고객만 55만 명에 달합니다.

사실 국내에선 기업들이 경쟁사와 손을 잡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삼성이나 네이버, 카카오도 각자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하는 관계인데, 애플페이가 워낙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니 삼성 내부에서도 TF를 구성하는 등 이례적인 대응전략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애플페이는 전세계 70여국에서 약 5억 명이 사용하는 엄청난 규모의 간편결제서비스입니다. 글로벌 시장으로 봤을 때 애플페이의 점유율이 상당하기 때문에 삼성페이 입장에서는 국내 시장을 꼭 잡아야만 하는 겁니다. 고객을 놓치지 않는 '락인' 전략이 불가피한 상황인거죠.

삼성페이는 네이버·카카오페이와의 제휴로 삼성페이 앱 내에서 네이버나 카카오페이 결제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온오프라인 결제 경계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되겠죠. 이밖에도 다양한 프로모션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과연 애플페이로 넘어가는 소비자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슬기로운 TIP

- 애플페이 사용자들의 가장 많은 문의는 '대중교통 사용 여부'에 몰렸습니다. 현대카드 측도 이와 관련해선 "애플에서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죠. 실제로 티머니, 캐시비 같은 교통카드업체와 애플과의 제휴가 이뤄져야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해지는 겁니다. 삼성페이도 출시 후 똑같이 캐시비, 티머니와 제휴를 맺어 교통카드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아직 애플코리아 측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일부 국내 교통카드업체들도 애플페이 결제 호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아이폰 유저들도 교통카드를 따로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없앨 수 있을 지 기대가 높아집니다.

- 아멕스 브랜드는 안 된다? 현대카드 중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해외브랜드 카드도 애플페이로 결제가 가능하지만 아멕스(AMEX) 브랜드의 현대카드는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없어 일부 회원들의 불만이 나오기도 했죠. 게다가 현대카드가 최근 아멕스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프리미엄 신상카드를 출시한 만큼 애플페이 호환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은 회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 부회장은 "아멕스는 아무리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연동이 될 예정이고,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SNS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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