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임시 CEO에 사내이사 0명…3명 남는 이사회 '파행'

정재홍 기자

입력 2023-03-27 19:02   수정 2023-03-2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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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주총회 닷새 앞두고 대표후보 또 사퇴
    경영공백 현실화…사내이사 없고 이사회 3명 남을 듯
    <앵커> 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가 결국 사퇴했습니다.

    주주총회에 상정된 대표이사 선임 안건도 자동 폐기됐는데요.

    KT는 임시 CEO를 세워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습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지난주부터 윤 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더니 결국 사퇴를 공식화했습니다.

    <기자> 네. 지난 22일 처음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었는데요. 이사진들이 만류했지만 끝내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윤 사장은 오늘 오전 KT 이사회에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를 전달했고,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이번주 금요일이죠. 윤 사장이 사퇴했지만 오는 31일 KT 정기주주총회는 예정대로 개최됩니다.

    단, 윤 사장 사퇴로 주총 안건으로 올랐던 대표이사 선임 건과 윤 후보자가 추천한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 송경민 KT SAT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건은 모두 자동폐기됐습니다.

    차기 대표 후보자가 없고 구현모 대표의 임기가 이달 31일에 끝나기 때문에 이후 회사 경영을 누가 하느냐가 지금은 가장 큰 관심입니다.

    상법상 현 대표이사가 임기가 끝나더라도 새 대표이사 취임 전까진 회사를 이끌 수 있습니다.

    구 대표가 임시 대표직을 맡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이지만 여당으로부터 '이익 카르텔'이라는 비판을 받고 연임을 포기한 상황이라 가능성은 낮습니다.

    회사 정관상 직제순으로 경영기획부문장인 박종욱 사장 또는 커스터머부문장인 강국현 사장이 임시 CEO를 수행할 거란 전망입니다.

    <앵커> 구현모 대표도, 윤경림 사장도 사실상 정부와 정치권 외압에 물러난 거잖아요. 임시 CEO는 그야말로 임시여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정부여당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임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요.

    <기자> KT는 경영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 경영 공백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KT 이사진은 총 10명이었는데, 이미 이강철, 벤자민 홍 사외이사가 사퇴했고요. 구현모 대표와 윤경림 사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31일 끝납니다.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3명(강충구, 여은정, 표현명)에 대한 재선임 안건이 올랐는데, 계속된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 사퇴가 이사진 책임이라는 지적에 부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임기가 남은 사외이사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 김대유 사외이사 등 3명만 남게 됩니다.

    이들만으론 모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새롭게 이사회를 구성하는 임시주주총회를 먼저 열어야 하고요. 이렇게 만들어진 이사진이 다시 CEO 공모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현 KT 이사회가 내일(28일) 긴급이사회를 개최해 대책을 논의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사회 구성원 결정부터 임시주총 소집, CEO 공모 절차 모두 단계마다 잡음이 발생할 수 있어서 속도감 있게 진행되긴 힘들어 보입니다.

    임시 CEO가 그사이 회사 경영을 책임지겠지만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임되기 전에 신사업 투자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순 없습니다. 경영 공백이 현실화 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구현모 대표를 비롯해 윤경림 사장까지 KT 현직자들이 모두 중도 포기한 만큼 앞으로 나올 새로운 대표이사 후보는 외부에서도 올 가능성이 더 커보입니다. 벌써 거론되는 인물들도 있다고요.

    <기자> 지난 CEO 공모에 도전했던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김기열 전 KTF 사장 등 전직 KT 임원 출신들이 다시 도전할 거라는 관측이 있습니다.

    이밖에 KT 전무 출신인 홍원표 전 삼성SDS 사장이나 고건 전 총리의 아들인 고진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 등도 이름이 거론됩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업계 추측에 불과하기 때문에 누가 도전해서 선임까지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회사의 이익 실현에 주된 관심이 있는 소액주주들 입장에서는 적어도 ICT 분야에 몸 담았던 사람이 새로운 CEO로 오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윤 사장 사퇴로 맥이 빠졌지만 이번 주총에서 찬성표를 행사하기 위해 소액주주들이 모은 주식 수만 약 400만 주에 근접합니다. 전체 KT 주식 수의 1.5%에 해당합니다.

    KT 소액주주모임 대표는 한국경제TV와 통화에서 "윤 사장이 사퇴했지만 정기주주총회에서 목소리를 내겠다"라며 "향후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도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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