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악화에도 꾸준한 설비투자가 이뤄지면서 제조업 체감 경기가 4개월 만에 반등했다. 덩달아 전체 산업 체감경기도 7개월 만에 오름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7포인트(p) 상승한 70을 기록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 2월(63)에는 2020년 7월(59)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3월 제조업 체감경기가 큰 폭 오른 것은 전자·영상·통신장비(9포인트), 1차 금속(15포인트), 기타 기계장비(13포인트) 등의 업황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전자·영상·통신장비와 기타 기계장비는 반도체 설비투자 수요 증가로 제조장비 납품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고, 1차 금속은 열연 강판 등 철강제품 가격 상승과 함께 조선과 자동차 등 전방산업 수요 증가 등으로 오름폭이 컸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반도체 가격이 하반기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감산 없이 설비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제조장비 납품업체에서 양호한 실적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대기업(7포인트)과 중소기업(6포인트), 수출기업(3포인트), 내수기업(9포인트)을 가리지 않고 모두 상승했다.
3월 비제조업 업황 BSI(74)는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째 상승세를 나타냈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건설공사 진행률 증가, 토목공사 신규수주 증가 등으로 건설업(8포인트)과 부동산업(6포인트)의 상승 폭이 컸다.
봄철 골프장 방문객 증가 등 여가 활동 수요가 늘어나면서 예술·스포츠·여가관련 서비스업(14포인트) 업황도 대폭 개선됐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종합한 전산업 업황 BSI는 3월 72로, 2월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전산업 업황 BSI가 상승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만이다.
4월 업황에 대한 전망 BSI(73)는 한 달 새 2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69)에서 3포인트, 비제조업(75)에서 1포인트 높아졌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3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린 91.5를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89.8로, 전월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이달 조사는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3천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이 가운데 2천797개 기업(제조업 1천665개·비제조업 1천132개)이 설문에 답했다.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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