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담배꽁초 필터 '독성물질' 배출…위험한 쓰레기"

입력 2023-05-0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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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뒤 마구 버려지는 담배꽁초 필터가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고 유독성 물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환경독성학 교수 베다니 카니 암로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담배꽁초 필터의 화학물질과 초미세 합성섬유(초극세사)가 수생 생물에 유독하다는 점을 밝혀낸 연구 결과를 환경과학 저널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Microplastics and Nanoplastic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깔따구(Chironomus riparius) 유충을 대상으로 담배 필터에 원래 함유된 것은 물론 흡연 이후 필터에 남은 독성 물질이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담배 필터로 3주간 침출 과정을 거쳐 형성된 오염된 물이나 침전물에 깔따구 유충을 7일간 노출했는데, 유충 사망률이 비교 그룹보다 20%가량 더 높아지고 성장률도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 물보다는 침전물에 노출된 유충이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담배 필터가 깔따구 유충에 기형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선 연구에서도 담배 필터의 독성물질이 다른 수생 생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왔다.

연구팀은 예테보리 흡연자들이 담뱃불을 끌 때 행동도 관찰했는데, 상당수가 주변에 재떨이가 있어도 바닥에 그냥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카니 암로스 교수는 "시 당국이 청소 비용으로 수백만 크로나를 쓰고있지만 여전히 곳곳에 꽁초가 널려있다"면서 "담배 필터는 수천종의 유독성 화학물질과 미세플라스틱 섬유로 가득 차 주변에 버려지는 단순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넘어선 위험한 쓰레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은 이미 담배 필터를 위험한 쓰레기로 분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담배 필터는 1950년대에 처음 도입됐으며 현재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담배의 90% 이상에 적용돼 있다.

매년 4조5천 개비의 필터 담배가 소비되지만 이 중 65%는 흡연이 이뤄진 뒤 쓰레기통이나 재떨이가 아닌 길거리에 버려지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담배 필터에는 약 4천종의 화학물질을 함유돼 있으며 흡연 과정에서 7천종으로 늘어나는데, 이중 상당수는 독성을 갖고있다. 또 각 필터에는 1만5천개의 미세플라스틱 섬유가 함유돼 약 30만t의 플라스틱 섬유가 환경에 버려지고 있다. 이는 각 가정에서 세탁기를 통해 배출하는 세계 전체 양과 맞먹는 것이다.

이밖에 흡연 과정에서 필터의 플라스틱 섬유가 폐로 흡입될 수도 있어 흡연자에게도 위험한 것으로 연구돼 있다.

카니 암로스 교수는 이런 점 등을 근거로 담배에 필터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서 다른 전문가들과 함께 필터 금지를 촉구하는 기고문을 '통합 환경 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잡지에 싣기도 했다.

그는 담배 필터가 담배 제조회사들이 흡연자 보호를 위한 조처를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마케팅 전략일 뿐이라면서 "담배회사들에 청소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은 바른 접근법이 아니며, 사후에 청소를 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문제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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