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소고기↑…구리?철광석↓
원자재 품목별 차별화 뚜렷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최근 원자재 시장에서는 품목별로 가격 흐름이 갈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올해 들어 하락한 원자재 비중이 훨씬 높지만, 농산물 특히 그중에서도 설탕과 소고기는 가격이 상승했고요. 반면 구리와 철광석은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오늘은 해당 원자재별 상승 및 하락 원인을 짚어보고, 전망 또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상승 원자재. 그중에서도 설탕부터 짚어볼까요. 부쩍 설탕을 뜻하는 ‘슈거’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 슈거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자주 들리고 있습니다. 설탕 가격이 오르고 있고, 이로 인해 빵, 과자 등 식품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건데요. 설탕 가격. 올해 1월까지만 해도 비교적 안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2월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고요. 현지 시각으로 지난 4월 27일에는 파운드당 27.41센트까지 올라 약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설탕 가격 상승세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일단 공급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세계 설탕 1, 2위 생산국인 브라질과 인도의 작황이 좋지 않은데요. 브라질에서는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인도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수확에 차질이 발생한 겁니다. 이미 인도에서는 작년부터 생산량 감소로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브라질 헤알화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설탕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사탕수수. 바이오 연료인 에탄올을 만들 때 사용되고 있는데요. 브라질,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 최근 바이오 연료 사용을 늘려 사탕수수 수급에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소고기도 체크해 보겠습니다. 원자재 시장에서 소고기는 비육우와 생우로 나뉘는데요. 미국 비육우는 올해 들어 22%, 생우는 24%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소 가격이 오르고 있는 이유는 공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 극심한 가뭄이 강타하면서 사료 비용이 급등하는 등 가축 농장 운영 비용이 늘자 많은 축산 업자들은 빠르게 소를 팔았는데요. 그렇다 보니 올해 들어 소 공급이 줄어들었고, 미국 농무부는 관련해서 올해 소고기 생산량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하리라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들은 최근 타이슨 실적에서도 반영되어 있는데요.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인 타이슨푸드의 회계 연도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소고기 사업 영업이익률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육우 가격이 오르다 보니 운영 비용이 오르면서 마진이 압박을 받은 건데요. 여기에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고기 수요가 줄고 있는 점 역시 마진에 영향을 줬습니다.
그렇다면 설탕과 소고기를 둘러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까요. 일단 외신들이 보기에는 설탕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올해 여름에는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오르는 엘니뇨가 강하게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엘니뇨는 지역에 따라 기상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설탕 재배 역시 차질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소고기의 경우 2분기와 3분기에 소고기 생산량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으나, 그렇다고 해도 올해 전반적인 생산량은 작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CNN은 소비 둔화를 공급 부족이 상쇄하면서 소고기 가격은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올해 들어 하락한 원자재입니다. 아연, 주석,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은 올해 들어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외신들은 특히 ‘닥터 코퍼’. 구리 가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구리 선물은 현지 시각 11일 파운드당 3.70달러로 전날 대비 3.6% 하락하며 6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철광석은 4월 20일 이후 톤당 100달러를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구리와 철광석이 내리고 있는 이유는 비슷합니다.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최근 나온 지표들은 중국 경기 회복세가 생각보다 부진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4월 제조업 PMI는 49.2로 4개월 만에 다시 수축 국면으로 돌아섰습니다. 여기에 생산자물가지수는 7개월 연속 하락했는데요. 이렇게 세계의 공장. 중국의 회복세가 더디다 보니, 경기 흐름을 선반영한다고 알려진 ‘닥터 코퍼’. 구리 가격이 내리고 있는 겁니다. 또,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중국 부동산 판매 또한 약세를 보여 철광석 역시 수요 둔화 우려에 하락하고 있습니다.
전망도 확인해볼까요. 철광석은 중국 부동산 회복세가 완만할 것으로 보여 하방 압력을 받을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한편 구리는 좀 나뉜 모습인데요. 씨티 은행은 경기 둔화로 인한 글로벌 수요 둔화와 함께 구리 재소가 소진될 가능성은 낮아 가격이 계속 낮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고요. 향후 3개월간 가격 전망치를 톤당 8,500달러에서 8,000달러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올해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현재 가격 수준에서 약 25% 상승할 것이라고 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원자재 시장의 주요 이슈와 함께 가격 전망을 짚어봤는데요. 설탕은 이상기후를. 그리고 구리는 경기 전망이 변수인만큼 앞으로 지켜보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이예은 외신캐스터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