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였나요?...집안싸움하는 평촌·산본

신동호 기자

입력 2023-06-02 19:12   수정 2023-06-0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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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1기 신도시 가운데 서울과 가깝지만 주목도가 유독 떨어지는 두 곳이 있습니다. 바로 평촌과 산본 신도시입니다.

    지자체의 지원 속에 리모델링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는데, 1기 신도시 특별법 발표 이후 오히려 집안싸움이 격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신동호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안양 평촌 신도시의 목련2단지.

    평촌 첫 리모델링 승인단지로 올해 하반기부터 이주가 시작됩니다.

    교육의 메카로 불리지만 노후된 아파트들의 재건축이 쉽지 않아 리모델링으로 선회한 겁니다.

    평촌에서 차로 10분거리에 있는 산본 신도시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낡은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박혜진 / 산본 개나리13단지 리모델링 조합 이사 : 전체적으로 도시가 노후화됐는데 더 이상 기다리기 힘들고 노후화된 주택에서 살기 힘든 상황입니다. 정비 사업 필요성 느끼게 된 주민들이 신축에서 살고싶어하는 열망이 커졌습니다. 할 수 있고 사업성이 나오는 리모델링으로 전환해서 빨리 추진하는 것이 주거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들 지역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은 용적률과 소형 면적 비중이 유독 높아 재건축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평촌(204%)과 산본(205%)의 평균 용적률은 다른 1기 신도시인 분당(184%)이나 일산(169%)보다 높아 현행법상 추가 용적률이 사실상 없는 상태입니다.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지원에 나서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안양시는 리모델링 지원팀을 구성해 안전진단 비용이나 리모델링 기금 조성 등을 통한 각종 지원에 나서고 군포시도 리모델링 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평촌과 산본은 1기 신도시 가운데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단지가 가장 많습니다.

    [하지만 1기 신도시 특별법 발표 이후 평촌과 산본 리모델링 시장은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어렵사리 추진하고 있는 리모델링 사업에 방해를 받을까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일부 조합의 조합원들은 재건축을, 조합장과 임원들은 기존의 리모델링을 주장하면서 갈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단지가 나오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용적률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재건축으로 선회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겁니다.

    [평촌 인근 A공인중개사 : 일부 주민들은 1기 신도시 특별법 이후 재건축을 원합니다. 일부 주민들은 불만이 많습니다. 리모델링을 왜하느냐..현실적인 문제에서 잘 안되니 어쩔 수 없이 리모델링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 사이 갈등)이 많습니다. 밖으로 내놓지 못하고 내부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1기 신도시 특별법안이 규제 완화로 받게 될 이점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주민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희망고문' 같은 정부 발표에 순조롭게 진행되던 평촌과 산본의 정비 사업에 오히려 방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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