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옆' 담배 든 김정은…주민에겐 금연 강조

입력 2023-06-0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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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북한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각종 금연 정책 홍보에 나서고 있다.

3일 북한 외무성은 홈페이지에서 중국·러시아·쿠바 등 사회주의 우방 국가들의 금연 정책을 알리면서 "우리 공화국 정부는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선진적이며 적극적인 금연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공화국 정부는 인민들의 생명 건강을 첫 자리에 놓고 그들이 건강한 몸으로 문명한 생활을 마음껏 누리도록 하기 위한 우리 식의 선진적인 금연 정책을 계속 실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매체들도 세계 금연의 날이던 지난달 31일 일제히 다양한 금연 정책을 홍보했다.

선전매체 조선의 소리는 "우리나라에서는 금연 활동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2005년 담배통제법, 2020년 금연법 등을 제정했다고 열거했다. 또 "금연 정책의 요구에 맞게 담배생산 및 판매, 흡연에 대한 법적·사회적 통제를 강화해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보다 문화·위생적인 생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연연구보급소'라는 기관이 있으며 이 기관은 금연법 해설·선전, 흡연 장소에 금연 마크 및 경고 그림 게시, 금연 희망자 건강 측정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북한이 2020년 11월 4일 도입한 금연법은 숙박업소·상점·식당 등 상업 편의 봉사시설과 극장·도서관·체육관·정류소·대합실 등 공공장소 흡연 금지 장소를 규정하고 금연율을 높일 방안 등을 담았다.

하지만 이런 노력과 무관하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금연법 도입 직후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면서 책상 위에 담뱃갑과 재떨이를 둔 모습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은 극도의 청결과 위생이 요구되는 장소인 군사정찰위성 시설을 돌아봤던 지난달 17일 현지 시찰에서도 담배를 손에 끼운 모습이었고, 그 옆에는 딸 김주애도 함께 있었다.
장소를 고려하면 '금연법 위반'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1일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외국 담배를 다량 들여간다며 "김 위원장의 니코틴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북한의 흡연 인구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북한의 15세 이상 흡연율은 18.4%로 나타났다. 성별로 볼 때 남성 38.1%, 여성 0%로 여성 흡연 인구를 반영하지 못하며 실제는 더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2018년 한국의 15세 이상 남성 흡연율은 37.1%다.

다만 북한의 청소년 흡연은 상당히 심각하다고 알려졌다. 북한 내 흡연 실태에 관한 책을 냈던 동아대 강동완 교수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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