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더딘 韓경제…OECD 성장률 전망치 또 낮췄다

전민정 기자

입력 2023-06-07 19:04   수정 2023-06-07 19:05

    <앵커>

    우리 경제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낮추고 있는데요.

    회복 기지개를 켠 세계 경제와 달리, 반도체 수출 부진에 발목 잡힌 한국 경제는 좀처럼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전민정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낮췄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OECD는 오늘 오후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경제가 1.5%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올해 3월 OECD는 중간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 때 보다 0.2%포인트 낮춘 1.6%로 예상했는데, 석달 만에 또다시 0.1%포인트 내려 잡은 겁니다.

    내년 성장률도 기존 2.3%에서 0.2% 포인트 내린 2.1%로 제시했습니다. 내년에도 한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느릴 것으로 본 거죠.

    다만 OECD는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3.6%에서 3.4%로, 0.2%포인트 낮췄습니다.

    향후 공공요금·서비스 가격 조정요인이 있지만, 물가 상승세는 지속적으로 둔화돼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 겁니다.

    또 내년 하반기엔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한국은행의 정책금리가 현 수준인 3.5%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OECD 뿐만 아니라, 최근 주요 기관마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데요.

    <기자>

    최근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전망하는 한국의 성장률은 줄줄이 내려앉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우선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존 1.6%에서 1.4%로 낮춘 전망치를 발표했고요.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3개월 만에 1.8%에서 1.5%로 내려잡았고.

    국회예산정책처(2.1%→1.5%), 한국경제연구원(1.9→1.5%), 한국금융연구원(1.7→1.3%), 산업연구원(1.9→1.4%) 등도 줄줄이 하향조정했습니다.

    해외 기관들도 한국의 성장 전망에 대해 비관적이긴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국제 신용평가사 중 피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각각 1.2%, 1.1% 등 1% 초반대라는 매우 암울한 전망치를 내놨습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세계은행이 기존보다 상향 조정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는데요.

    글로벌 경제는 회복세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지만, 한국 경제 상황만 어두워질 것이란 전망이 많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오늘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2.1%로 0.4%포인트 올려잡았는데요.

    OECD 역시 글로벌 성장률을 이전 보다 0.1%포인트 올린 2.7%로 전망했습니다.

    이들 기관들은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인한 물가 상승률 둔화 등을 세계 경제 회복의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일단 글로벌 경기개선을 이끌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 만큼 누리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원래 연초만 하더라도 중국의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는 예상이 있었는데, 중국의 중간재 자립도가 높아지는 산업구조 변화로 리오프닝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어 졌습니다.

    쉽게 말해, 그동안 우리나라가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고, 중국이 현지에서 이를 가공한 완성품을 제3국으로 수출하는 형태의 가공무역이 활발했지만, 지금은 중국산 중간재들이 경쟁력을 가지면서 중국이 더 이상 한국의 중간재를 예전만큼 필요로 하지 않게 된 겁니다.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던 중간재의 대부분이 반도체 였는데요. 반도체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대중국 수출이 쪼그라들고 있고, 이로 인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본 거죠.

    여기에 OECD는 고금리와 고물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민간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경제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국내외 기관 10곳 이상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는데, 우리 정부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정부는 올해 상반기엔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에 경기 둔화가 이어지지만 하반기부터는 물가가 안정되고 경기가 서서히 회복하면서 상저하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하지만 반도체 업황 개선이 예상보다 크지 않자, 하반기 경기가 반등하더라도 소폭 회복에 그치는 '상저하중' 경기 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다음달 초 정부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인데요.

    기획재정부는 대외적으로 '상저하고' 경기흐름을 자신하고 있지만 OECD마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낮춘 만큼 지난해말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1.6%에서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대로 1%중반대를 기록하더라도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2%를 크게 밑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마이너스 성장했던 2020년 -0.7%,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0.8%를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내년 2%대 성장률을 회복하더라도, '턱걸이' 성장에 그쳐 저성장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정부세종청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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