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억만장자, 후계자 정했다…'32조 제국' 승계

입력 2023-06-12 11:07   수정 2023-06-1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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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거물 투자자 조지 소로스(92·이하 소로스)가 후계자를 결정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소로스가 250억달러(약 32조2천875억원) 규모 자신의 사업을 두번째 부인의 아들인 알렉산더 소로스(37·이하 알렉스)에게 넘기고 있다고 전했다.

알렉스는 지난해 12월에 이미 소로스가 만든 비영리단체 열린사회재단(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의 이사장으로 선출됐으며, 소로스의 정치활동위원회의 위원장 자격으로 정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알렉스는 또한 재단과 가족의 재산을 관리하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SFM) 투자위원회에도 가족 구성원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 소로스의 대변인은 소로스의 재산 250억달러 대부분은 앞으로 수년간에 걸쳐 OSF로 넘어갈 예정이며 소로스의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Super PAC)에는 1억2천500만달러(약 1천614억원)가 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OSF는 매년 15억달러(약 1조9천377억원)의 자금을 전 세계 인권신장과 민주주의 건설을 위해 일하는 단체에 지원하고 있으며 대학과 다른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활동도 벌이고 있다.

소로스의 공식 후계자가 된 알렉스는 소로스가 두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아들 가운데 첫째다. 뉴욕대를 거쳐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4∼2006년 OSF에 시간제로 근무한데 이어 2015년 이사로 임명됐다.

알렉스는 이날 후계자 자격으로 가진 첫 번째 인터뷰에서 자신을 중도좌파적 성향이라고 소개하면서 아버지가 추구한 진보적 의제들을 낙태와 투표권, 성평등 등으로 더욱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렉스는 아버지인 소로스보다 자신이 더 정치적이라면서 진보 진영 정치인들에 대한 후원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WSJ은 소로스가 평소 OSF를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는 점에서 그의 이번 결정에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고 전했다.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던 조나단(52)이 아닌 알렉스가 선택된 것도 의외라는 분석이다.

변호사인 조나단은 소로스의 첫번째 부인 사이에서 셋째로 태어났으며, 소로스 재단 부다페스트 사무소와 소로스 투자회사에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조나단은 가족의 평화를 위해 지난 2011년 소로스의 투자사업에서 손을 뗐으며 이후 맨해튼에서 아내와 3명의 자식과 함께 생활하면서 각종 공익사업에 관여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헝가리 출신으로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소로스는 1992년 영국 파운드화의 하락을 예견하고 공격적인 베팅으로 당시 10억달러(약 1조2천910억원)의 차익을 남기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후 비영리재단 OSF를 설립, 각국에서 교육과 의료, 시민사회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진보 진영의 대표적 후원자 중 한 명으로도 유명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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