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부산 영도)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데 이어 내연남과 불륜설이 다시 불거져 논란에 휩싸였다. 내연남이 황보 의원실 관용차와 보좌진, 사무실 경비 등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까지 나온 상황이다.
부산 정가에서는 황보 의원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사실상 배제될 개연성이 무척 높아졌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정치자금 부정 수수(정치자금법 위반)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황보 의원을 조사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고발로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황보 의원이 2020년 21대 총선과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구의원과 시의원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황보 의원의 전남편 B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B 씨는 선거 당시 황보 의원에게 돈을 건넨 이들 이름과 금액을 기록해둔 것으로 보이는 명부를 찍은 사진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부 사진에는 지역 정치인 등 60여명의 이름이 있고, 그 옆에는 '70,000' '5000' 등 숫자가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선거가 끝나고 보니 집에 현금과 명부가 있어 사진을 찍어뒀다', '원본은 파기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황보 의원이 내연 관계로 알려진 부동산 개발업체 회장 A 씨로부터 현금 수 천만원과 신용카드, 명품 가방과 아파트 등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A씨는 2020년 4월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황보 의원에게 서울 마포구 소재 아파트를 숙소로 제공하고, 차량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정가에서는 A 씨가 황보 의원실의 관용차를 함께 타고 의원회관을 드나들며 의원 보좌진도 사적으로 이용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된다.
한 지역 정치인은 "2020년 총선에서 황보 의원이 당선된 이후 A 씨가 황보 의원과 관용차를 타고 의원회관 사무실을 드나들고, 정치에 뜻인 있는 A 씨가 의원실 보좌진 도움을 받아 여권 실세 정치인 사무실 등지를 찾았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면서 "이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공적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A 씨가 의원실 운영비로 KTX를 이용했다거나 개인 일정에 의원실 관용차와 수행비서를 자신의 직원처럼 활용했다는 의심도 나온다.
다만 A 씨는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의원실 경비로 KTX를 이용한 적이 없고, 행선지가 같은 경우 황보 의원과 관용차를 같이 탄 적은 있어도 혼자 탄 적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황보 의원과는 사실혼 관계이기 때문에 황보 의원에게 준 금품은 정치자금이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확산하자 황보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저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일 뿐이며 저에 대한 음해는 전남편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글과 함께 올린 사진에서 황보 의원은 폭행 당한 직후인 듯 얼굴에서 피가 나고 팔뚝에 멍이 들어 있었다.
그는 "전 남편은 저와 부모님, 동생들을 심하게 폭행하고 폭언했으며 협박까지 했다"며 "2021년 협의이혼 한 뒤 전 남편은 본인이 챙길 것을 다 챙긴 뒤 5일 만에 저를 당에 제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남편의 일방적 주장만으로 경찰은 1년 넘게 수사하고 있고, 언론은 전남편의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면서 "민주당까지 가세해 전 남편의 일방적 주장인 공천헌금 의혹으로 저를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한다. 정치가 참 무섭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 13일 황보 의원에 대한 당무 조사를 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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