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마주친, 그대’ 지혜원 “미숙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어 고마움 느껴”

입력 2023-06-20 10:50  



‘어쩌다 마주친, 그대’ 지혜원이 종영을 앞두고 진심 어린 마음이 담긴 종영 소감을 전했다.

지혜원은 KBS2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서 1987년도 고미숙 역을 맡아 매번 속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로서 늘 차가운 표정과 날이 선 말투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극중 미숙은 순애(서지혜 분)의 소설을 훔쳐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하고도 뻔뻔함으로 일관하는가 하면 범인의 얼굴을 봤음에도 천진무구한 얼굴로 친오빠 고민수(김연우 분)를 진범으로 지목하는 등 강렬한 빌런 연기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또한 오빠에게 학대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고백하거나, 고민수가 경찰에 풀려났을 때 한없이 무너져 아이처럼 펑펑 우는 모습에서는 극 초반 도도했던 이미지와는 달리 불안정한 캐릭터 내면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해 미숙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다음은 지혜원과의 일문일답>

Q.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종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간단한 종영 소감 부탁드립니다.

A. 촬영을 사전에 끝내고 매주 본 방송으로 챙겨봤는데 시청자분들께서 과연 범인은 누굴까 추리하시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즐겁고 흥미진진했어요.(웃음) 첫 방송 시작 일이 엊그제였던 것 같은데 벌써 마지막이라니 너무 아쉽고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아요.

Q. 이번 작품에서 87년도 고미숙을 소화하기 위해 어떤 부분에 가장 신경을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A. 미숙을 연기하면서 저는 오히려 모든 힘을 빼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굳이 나쁜 애처럼 보이기 위해 애써 연기하기 않았어요. 그렇게 포장하는 게 더 미숙과 멀어진다고 생각했고, 정말 힘을 다 빼고 연기했을 때 느껴지는 서늘함이 미숙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Q. 전작 ‘안나라수마나라’에 이어 이번에도 빌런 연기를 소화하셨는데,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다른 역할이나 장르가 있을까요.

A. 미숙과는 정 반대로 사랑스러움이 가득 묻어나오는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사실 제 평소 성격은 하나나 미숙과는 정반대의 성격이거든요. 실제로는 웃음도 많고 장난끼도 많아요. 그리고, 몸을 잘 쓰고 유연한 편이라 액션에도 꼭 도전해보고 싶네요.

Q. 촬영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나 명장면이 있나요.

A. 12회에서 비가 오늘 날 처마 밑에서 미숙이 해경이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한없이 무너지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은 다시 생각해도 마음이 아파요. 미숙이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이야기한 게 처음이거든요. 그래서 본 방송으로 그 장면을 봤을 때도 가장 몰입해서 봤던 것 같아요.

Q. SNS에 학교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올라오는 걸 자주 볼 수가 있었는데, 실제 배우들과의 케미는 어땠나요? 특히 살벌 케미가 돋보였던 서지혜나 진기주 배우 등과의 케미가 궁금합니다.

A. 다들 또래여서 촬영 대기 중일 때는 다 같이 모여서 수다 떨고 꺄르르 웃고 군것질하고 사진 찍고 그랬던 것 같아요. 지혜 언니, 기주 언니 모두 너무 밝고 따뜻해요. 언니들이랑 연기할 때는 대부분 웃음기 싹 뺀 신들이었는데, 촬영 끝나면 서로 또 막 같이 수다 떨고 웃고 그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희 실제로는 사이 엄청 좋아요.(웃음)

Q. 방송이 끝나가는 이 시점에 신인 배우 ‘지혜원’에게 ‘어쩌다 마주친, 그대’란 작품은? 또 고미숙이란 캐릭터는 어떤 의미인가요.

A.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저에게 배우로서 또 하나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또 그로 인해 대중에게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빌런이라고 나쁘게 볼 수 있지만 저에게 미숙이는 존재만으로 안쓰럽고 애틋한 친구예요. 미숙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서 고마움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Q. 혹시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혜원 배우는 언제로 가고 싶나요? 그 이유는요.

A. 저는 현재가 좋고 지금 이 순간을 더 만끽하고 싶기 때문에 어디로도 가고 싶지 않아요.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고, 미래로 먼저 간다고 더 좋을 건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좋다고 해도 좋은 만큼 감수해야 할 건 분명 있을 테고요.

Q: 마지막으로 방송을 시청해주신 시청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어쩌다 마주친, 그대’ 시청자분들께서 보내주시는 반응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너무 소중하고 뿌듯하고 감사했어요. 방송은 끝났지만 저희 드라마를 오래 오래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미숙이를 미워하고, 또 안쓰럽고 애틋하게 봐주시고,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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