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강세' 돌아온다" vs "더 오르기 어렵다" [상반기결산]

박승완 기자

입력 2023-06-26 18:54   수정 2023-06-2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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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 가격, 상반기 역대 최고…"2,550까지 오를 것"
    <앵커>

    상반기 마지막 일주일을 보내며 투자 자산별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하반기를 예측해 봅니다. 첫 시간 '원자재' 동향, 증권부 박승완 기자와 짚어봅니다.

    박 기자, 올 상반기에는 뭐니 뭐니 해도 금값이 금값이었죠?

    <기자>

    국제 금값은 지난 5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트로이온스(31.1g) 당 2,055달러로, 당일 한국거래소 기준으로 살펴보면 그램당 8만 6,720원입니다. 돌반지 한 돈을 선물하려면 40만 원이 필요하고요. 1kg 골드바를 사려면 최소 8,672만 원이 드는 셈인데, 부가세 10%와 5% 안팎의 거래수수료까지 합치면 개당 1억 원에 달합니다.

    국제 금값은 지난해 11월부터 완만한 상승세에 있었는데요. 5월에 기록한 최고점은 그때보다 26.0%, 올 초와 비교해 봐도 11.4% 뛰었습니다. 결정적인 원인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였죠. 초유의 은행 부도에 금융 불안이 커지면서 달러조차 믿을 수 없다는 판단에 금으로 투심이 몰린 겁니다.

    <앵커>

    같은 안전자산이라 하더라도 보통 달러와 금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죠. 역대 최고 금값으로 재미를 본 경우가 있었겠군요?

    <기자>

    관련 ETF와 ETN을 가지고 있던 투자자들이 대표적입니다. ETF 상품 먼저 살펴보면 5월 4일까지 올해 누적 최고 22.9%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금 선물 일간 수익률의 2배를 따르는 레버리지 상품인데요. 최고가를 기록한 날을 이틀 전후로 개인들은 3억 4천만 원 순매도하며 이익 실현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ETN 상품도 해당 기간 정점을 찍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올해 초와 비교해 최고 31.5%의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다만 ETF와 달리 뚜렷한 투자금 이동은 없었습니다.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 따른 선택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ETN 투자자들이 좀 더 낙관적인 선택을 했던 것으로 보이는군요. 기대와는 달리 이후 금값은 하락세를 보였죠?

    <기자>

    지난달 초부터 내림세에 접어든 금값은 지난 22일 1,920달러 대까지 떨어졌습니다.(8월 선물 기준) 6.4% 정도 떨어진 거죠. 그럼에도 여전히 연초보다는 높은 수준입니다. 지금 시점이 금값이 더 오를 것이냐,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냐 분수령에 놓인 상황인 셈이죠.

    가장 큰 이유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금리가 꼽힙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 역시 연내 두 번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죠. 고점을 찍고 내릴 줄 알았던 금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예상에 투자자들이 금보다 채권이나 달러로 눈을 돌린 겁니다. 6월 FOMC 이후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무너진 점도 금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한 모습입니다.

    <앵커>

    은행 파산 위기가 일단락되면서 달러라는 안전자산으로 투심이 돌아간 영향도 있겠군요. 하반기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증권가에선 하반기 금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미국과 유로존을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감지되는 점이 대표적인 근거인데요. 이렇게 되면 결국 연준과 글로벌 주요국들이 긴축을 끝내고 통화 완화 정책으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죠.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이 여전한 점도 안전자산 중의 안전자산인 금 투심을 이끌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전쟁 이후 터키나 인도 등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 사재기를 하고 있어 추가적인 랠리가 예상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관건은 얼마나 오를 것이냐는 점이겠죠. NH투자증권은 "2,550달러 수준까지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합니다. 하나증권은 하반기 금 가격이 1,950~2,150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경기는 위축되고 물가의 하락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면에서 금은 중장기적으로 내재적 가치가 보존된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지난해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1950년 이후 최대 규모였다고 하죠. 이 가운데 한국은행은 신중한 입장이라고요?

    <기자>

    "전 고점에 근접한 금 가격의 향후 상승 여력이 불확실하다"는 게 한국은행의 분석입니다. 외환보유액에서 금 보유량을 늘려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선을 그은 건데요. 금값이 올랐다고 보유량을 늘리면, 안정적인 현금흐름에 방해가 되고 가격 변동성도 높다는 판단입니다. 금값이 다소 고평가되어 있다는 지적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개인과 기관 할 것 없이 투자자들 역시 금값 고점에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오늘 한국거래소 금거래시장에서 개인들은 3억 원 넘게 매도한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3거래일 연속 매도세였는데, 이달 들어서만 72억 원 상당을 팔아넘긴 것으로 확인됩니다. 과거 금 수익률은 실제 경기 침체 국면보다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계 심리가 높아지는 국면에서 더 크게 오른 것으로 파악되는데, 떨어지는 금 수익률이 경기 침체 현실화의 예고탄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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