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신용등급 강등 속출…"재무구조 악화"

입력 2023-06-29 06:56   수정 2023-06-2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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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무 부담 확대로 대규모 증자에 나서거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대기업그룹 계열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자금난을 겪거나 재무구조가 악화하는 부실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3일 이사회에서 투자자금 조달과 차입금 상환을 위해 1조1천77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이익 창출을 통한 영업현금흐름이 아닌 유상증자로 타인 자본을 상환한다는 점, 연구개발(R&D) 강화를 위한 캠퍼스 건립 등에 증자를 활용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특히 투자 예정인 신규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단시일 내 수익성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과 현대차증권은 SK이노베이션이 이번 증자로 주주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목표주가를 20만원 미만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CJ CGV도 자금 조달을 위해 5천700억원 주주배정과 4천5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

CJ CGV는 2018년부터 5년 연속 순손실을 내면서 부채비율(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값)이 올해 1분기 기준 912%까지 뛰었다. 부채비율은 이번 자본 확충 이후 240%로 낮아질 전망이지만 주가는 연초 이후 40% 넘게 급락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CJ CGV 주가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에 따른 극장 수요 위축과 올해 1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이 2조4천억원에 이르는 열악한 재무구조에 영향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실제 증자 자금 5천700억원 중 3천800억원이 채무상환에 투입된다. 이번 자본확충으로 순차입이 줄어들면 이자 비용이 작년 809억원에서 개선 직후 505억원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무보증사채(SB) 신용등급을 일제히 내렸다.

이들 신평사는 지난 20일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악화와 차입금 부담을 고려해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롯데지주 역시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동반 강등됐고 롯데쇼핑 등 다른 계열사들도 연달아 등급이 강등됐다.

한신평은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됐다"며 "내년까지 주요 제품의 공급 과잉 기조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까지 고려하면 중단기적으로 과거 대비 낮은 이익창출력을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와 내년 국내외 설비 투자 규모가 6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자금 순유출 기조가 이어져 차입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도 짚었다.

LG디스플레이와 효성화학 등의 기업들도 신용등급 하향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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