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못해" 미중 갈등 한복판에 놓인 '반도체'

입력 2023-07-0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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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세계 시장에서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시도에도 반도체 업계는 여전히 중국 시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을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 이유는? 반도체'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미중갈등 한복판에 놓인 반도체 업계의 현주소를 소개했다.

그간 미국 당국은 대중국 수출로 국가 안보가 저해된다며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미국 내 공장 설립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도입해왔다. 하지만 미국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이란 거대한 시장 앞에서 미·중 기업 간의 관계는 여전히 굳건한 상황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중국의 제재를 당하고도 지난달 중국 반도체 패키징 공장에 6억달러(약 7천8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NYT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매출의 3분의 1을 중국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일부 반도체 기업은 매출의 60~70%가 중국에서 나온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된 반도체조차도 중국에서 최종 조립이나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다.

조지타운대 기술 정책 연구조직인 안보·신기술센터(CSET) 소속 연구원 에밀리 S. 와인스타인은 "스위치를 올리듯 느닷없이 중국에서 모든 것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러한 상황들이 현재의 미·중 경제 관계가 양측 모두에 얼마나 큰 도전이 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방중 기간에도 양측의 이러한 긴장 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NYT는 설명했다.

옐런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중국의 관행을 비난하는 동시에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끊을 생각이 없다는 메시지를 주며 줄타기 외교를 펼쳐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미국 정부의 디커플링 움직임은 근본적인 정책기조로 계속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올해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중국에서의 시설 확장 자제를 조건으로 내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보호를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중국 업체의 접근 제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통신 업체 화웨이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었던 일부 미국 반도체 제조사에 대해 수출 허가를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중국은 반도체용 희귀금속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에 반도체를 핵심으로 하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다툼은 일부 속도조절 속에서도 근본적으로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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