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사듯이…내년부터 약국서 피임약 산다

입력 2023-07-14 05:41   수정 2023-07-1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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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부터 미국에서 피임약을 의사의 처방 없이 아스피린이나 소화제처럼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미 식품의약청(FDA)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제약업체 HRA 파마가 만든 피임약 '오필'(Opill)에 대해 처방전 없는(OTC, Over-the-counter) 판매를 승인했다.

미국에서 처방전 없이 사전 피임약이 판매되도록 승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응급 사후 피임약만 처방전 없이 구입이 가능했다.

이에 따라 여성들은 의료기관에 가서 진료받거나 처방전을 받지 않고도 이 피임약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FDA의 결정에 따라 HRA 파마의 모회사 페리고는 다음 주에 '오필'의 가격을 내놓고, 내년 1분기부터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번 승인은 지난해 대법원이 연방 차원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했던 '로 대 웨이드'의 결정을 뒤집은 뒤 낙태를 금지하는 주(州)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나왔다.

하비어 베세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오늘은 미국인들이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오필'의 부작용으로는 불규칙한 출혈과 두통, 어지러움이 보고됐다.

FDA는 유방암을 앓고 있거나 과거에 진단받은 적이 있는 사람들은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앞서 지난 5월 FDA 자문단은 '오필'의 OTC 판매에 대해 만장일치로 승인을 권고했다.

자문단은 약의 부작용보다 계획되지 않았거나 원하지 않은 임신으로 더 많은 여성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립가톨릭생명윤리센터 등 일부 단체는 특히 청소년의 경우 부모의 감독과 의사의 관여가 필요하다며 처방전 없는 오필 구입에 반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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