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시사회도 술렁…할리우드 작가·배우 동반 파업

김종학 기자

입력 2023-07-14 10:15   수정 2023-07-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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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작가·배우 63년 만에 동반 파업
스트리밍 확장·생성형AI로 인한 갈등 증폭


미국 영화 산업의 중심지인 할리우드가 멈춰설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 할리우드 배우와 작가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인한 초상권 침해와 스트리밍 서비스 성장에 따른 공정한 수익 배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콘텐츠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내 14만 여명의 배우와 스턴트 연기자, 성우 등이 소속되어 있는 스크린 연기자 조합-미국 텔레비전라디오 예술가연맹(SAG-AFTRA)은 영화·TV제작자 연합(AMPTP)과의 신규 계약 협상 부결에 따라 파업에 돌입했다.

미국 영화·TV 제작자 연맹은 넷플릭스와 디즈니, 디스커버리-위너 등 대형 콘텐츠 제작 기업들을 대표한 단체다. 미국 연기자 연맹이 이들 콘텐츠 기업 상대로 한 파업은 40년 만이며, 작가와 연기자의 공동 시위에 나선 것은 196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미 배우조합과 AMPTP 간 계약은 지난달 30일 만료될 예정이었다가 협상 과정에서 한 차례 연장됐다. 미 연방조정화해기관(FMCS)이 막판 개입해 중재에 나섰지만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두 단체가 합의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배우 조합은 지난달 7일 투표에서 확보한 98%의 파업 찬성표를 바탕으로 즉시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사태로 영국 런던에서 열린 블록버스터 '오펜하이머' 시사회에 킬리안 머피와 에밀리 블런트 등 배우들의 파업으로 1시간 지연해 진행되는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오펜하이머의 주연배우인 맷 데이먼은 "아무도 업무 중단을 원하지 않고, 배우들에게도 힘든 일이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배우들에게 공정한 협상이 이뤄질 때까지 강하게 버텨야 한다"고 파업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할리우드 작가와 배우들은 그동안 스트리밍 서비스의 증가에 맞춰 제작자와 재상영분배금(residual)을 인상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던컨 크랩트리-아일랜드 배우조합 수석협상가는 "현재의 스트리밍 모델은 출연자의 잔여 수입을 감소시켰고, 높은 인플레이션은 출연자의 생계 능력을 더욱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설상가상으로, 배우들은 이제 생성형 AI 기술의 등장으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작가의 창의력을 대체하고, 연기자들의 동의나 보상없이 외모와 목소리 등 초상권을 무단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해소할 것을 콘텐츠 기업 단체에 촉구해왔다.



이번 파업은 넷플릭스를 견제하려던 기존 콘텐츠 제작업체들에게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디즈니 최고경영자 밥 아이거는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마블 스튜디오와 루카스 필름 프랜차이즈 시리즈 제작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밝히는 등 비용 절감의 고충을 털어놨다.

월스트리저널 등은 이번 파업 소식에 따라 미국 미국 로스엔젤레스 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밀컨 연구소는 할리우드 작가와 배우의 동반 파업으로 최대 5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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