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콜 왜 안 해"…학부모 갑질 '경악'

입력 2023-07-23 12:16   수정 2023-07-23 12:23

교사 사망사건 계기 '교권침해' 고충 분출



초등학교 교사 사망사건을 계기로 교권침해에 대한 교직사회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서울 서초구의 2년차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된 이후 교원노조 등이 개설한 패들렛(여러 사람이 콘텐츠를 공유하는 웹사이트)에는 과도한 학부모 요구사항부터 폭언·폭행까지 그간 교사들이 겪은 교권침해 사례들이 수천 건 올라왔다.

학부모의 요구사항 가운데는 자기 자녀에게 더 큰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도 있었지만 비합리적인 요구도 많았다.

A교사는 받아쓰기 지도를 하면서 틀린 문제에 빗금을 쳤다가 아이가 마음 상하지 않도록 빗금 대신 '별 표시'를 하라는 학부모의 항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비슷하게 느끼는 학부모가 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틀린 문제에 '별 표시'를 원하는 학부모는 연락을 달라고 알림장에 글을 올렸더니 또 다시 해당 학부모의 항의가 이어졌다. 학부모는 교사가 본인을 '표적' 삼아 알림장을 올렸다며 교장실로 찾아와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B교사는 원격수업 기간 한 학생이 계속 수업에 참여하지 않자 학부모에게 연락했다가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학부모는 교사가 '모닝콜'을 해 아이를 깨워달라고 했는데, 교사가 거절하자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학생들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다가 학부모에게 욕설이나 폭언을 듣는 경우, 성적 처리와 관련해 입에 담기 어려운 모욕을 받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아이의 마음이 상했다'는 항의는 상당히 흔해서 교사들 사이에서는 학부모에게 교사의 죄가 '내 아이 기분 상해죄'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였다.

학교폭력위원회를 열면서 학부모에게 폭행당했다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교사들은 학부모뿐 아니라 교장·교감 등 학교 관리자와 교육청의 원칙없는 대응도 질타냈다.

C교사는 싸우던 학생들을 지도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는데 학부모가 항의하며 부당한 요구를 해오자 교감이 '흠 잡힐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학부모보다 더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고 적었다.

D교사는 학생이 학교에서 다쳐 집에 있으니 교사가 와서 보충 지도를 해달라는 학부모 요구를 들었는데 교장·교감에게 떠밀려 그대로 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교육부도 이처럼 현장 교사들이 학부모로부터 겪는 과도한 요구와 폭언·폭행이 더 심각해지는 것에 대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1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 열린 교권침해 간담회 직후 "교육부도 교사분들이 많이 고민하고 여러가지 요구를 하시는 걸 잘 듣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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