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안 주고, 드릴도 안 빌려줘"…공무원은 무슨 죄

입력 2023-08-01 17:52   수정 2023-08-0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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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이 먹고 있던 수박을 자신에게 권하지 않아 괘씸했다는 민원인의 글이 올라와 온라인을 달궜던 서산시청 누리집에 또 다른 사연이 등장해 사람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산시청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면 행정복지센터에 전동 드릴을 빌리러 갔던 한 민원인이 거절당하고 '이상한 놈' 취급까지 받았다며 행정안전부와 용산 대통령실, 충남도 등에도 민원을 제기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민원인은 "이번 장마로 부모님 댁 현관문이 망가져 수리하려다 전동 드릴이 없어 예전에 서울 지역 동사무소에서 빌려 쓴 기억이 나 인근 행정복지센터를 찾아가 사정 얘기를 하고 빌려달라고 했지만, 공무원은 개인 공구라 빌려줄 수 없다며 주변 철물점 이용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분증이라도 맡기고 돌려드리겠다며 재차 요구하자 직원이 5∼6초간 이상한 놈 보듯이 째려봤다"며 "못 빌려줘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않고 철물점 가보라고 돌려보내는 자질미달 민원실 근무자에 대한 친절 교육과 다른 부서 이동을 바란다"고 적었다.

그는 "대체 지역 면 소재지 행정센터는 누굴 위한 센터냐"며 "지역 주민이 최소한이라도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살펴주고 도와주는 게 나라 세금을 받는 공무원의 자세 아닌가?"라고 불만을 표했다.

이 글이 올라온 이틀 뒤인 24일 해당 행정복지센터는 "공용으로 구비된 장비가 없어 빌려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는 사과글을 올렸다.

그러나 해당 게시판에는 이 민원인을 성토하는 글들이 꼬리를 물고 올라왔다. "수박에 이어 이번엔 드릴입니까?,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게 딱 이럴 때 쓰는 말인 거 같네요", "관공서 물품이 아니고 개인 공구랍니다. 당연히 빌려줘야 할 이유 없습니다", "드릴은 철물점에서 구입 요망합니다", "날씨도 무더운데 서로서로 상대방을 감싸줍시다", "서산 공무원들은 무슨 죄인가" 등 댓글이 달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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