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범, 사건 전날도 범행차 서현역 갔다

입력 2023-08-0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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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분당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가 사건 전날에도 범행을 하고자 흉기를 들고 서현역에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 흉기 난동 사건 수사전담팀은 이 사건 피의자 최모(22) 씨를 상대로 한 2차 조사에서 최씨가 지난 2일 수인분당선 서현역 및 역사와 연결된 백화점을 찾았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최씨는 사건 발생 전날 범행을 결심하고는 대형 마트에서 흉기 2점을 구매한 뒤 사건 현장인 서현역에 갔다. 그러나 최씨는 당일 범행을 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당초 최씨가 현장답사 등 사전 준비를 한 정황이 있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사실을 파악했다. 다만 최씨 진술 및 사건 전후 상황 등에 미뤄볼 때 이를 준비 정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1차 조사에서 최씨로부터 "특정 집단이 나를 스토킹하며 괴롭히고 죽이려 한다"며 "나의 사생활도 전부 보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았다.

최씨와 그의 가족들의 진술에 따르면 최씨는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를 1년도 채 다니지 못한 채 자퇴했다. 경찰이 확인한 병원 기록에 따르면 최씨는 2015년~2020년 2개 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정신의학과 진료를 받으며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다.

이어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는데, 이후 최근 3년간은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던 최씨가 자신을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에 속한 사람을 살해하고, 이를 통해 스토킹 집단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망상에 빠져 끔찍한 범죄를 저지를 것으로 추정된다.

범행 장소 선정과 관련해 최씨는 "서현역에 자신을 스토킹하는 구성원 다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범행 장소로 정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최씨의 휴대전화 2점, 컴퓨터 1점을 압수해 포렌식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터넷에 쓴 글이 있는지, 무엇을 검색했는지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는 최씨를 상대로 이날 2차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범행 동기 등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수사한 뒤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진술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횡설수설하고 있어서 더욱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은 피해자 보호팀을 편성해 피해자별 일대일 전담요원을 붙여 부상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심리 치료 지원과 건강검진 바우처, 원거리 가족 임시숙소 제공 등 보호 조치를 하고 있다.

최씨의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에는 "오리역과 서현역 등에서 칼부림을 벌이겠다"는 '살인 예고' 글이 올라왔다. 이에 경찰은 게시자를 추적해 엄중 처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범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게시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으니 전파를 자제해달라"고 덧붙였다.

최씨는 지난 3일 오후 5시 59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1∼2층에서 시민들을 향해 흉기를 마구 휘둘렀고, 이로 인해 시민 9명이 다쳤다. 이 중 8명은 중상이다.

최씨는 흉기 난동 전 모친 소유의 모닝 승용차를 몰고 백화점 앞 인도로 돌진, 보행자들을 들이받기도 했다. 차량 돌진으로 5명이 부상한 가운데 4명은 중상이고, 1명은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다. 부상자들 중 60대와 20대 여성 등 2명은 중태이다. 이 2명은 뇌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최초 신고 접수 6분 후인 오후 6시 5분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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