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표적된 '기업 사냥꾼'…자산 부풀리기 의혹

입력 2023-08-05 11:22   수정 2023-08-05 14:56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컨(87)이 이끄는 '아이컨 엔터프라이즈 LP'(IEP)의 주가가 4일(현지시간) 20% 넘게 급락했다. '자산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한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를 뒷받침하듯 주주 배당금을 크게 줄인 탓이다.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IEP는 전장 대비 23.2% 급락한 주당 24.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분기 배당액을 기존 주당 2달러에서 1달러로 대폭 줄인다고 발표한 게 회사 재무 상황에 대한 신뢰성 추락을 불러일으켰다.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30%가량 급락 출발했다. 오전 한때 장중 낙폭이 37%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앞서 미국 공매도 업체인 힌덴버그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서 IEP가 자산을 과대평가하고 있으며 배당금을 지급하는데 있어 '다단계 금융'(Ponzi-like) 같은 구조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아이컨이 신규 투자자로부터 받은 돈을 기존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실제로 IEP가 배당을 대폭 줄이면서 투자자들이 의심을 키운 것이다.

2017년 설립된 힌덴버그는 투자 대상 기업을 샅샅이 분석한 뒤 경영 부실과 부정 의혹 등을 폭로해 주가를 떨어트리는 '행동주의 공매도' 회사다. 전기트럭 업체 니콜라, 인도 아다니 그룹 등이 이 회사 보고서로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IEP 주가는 지난 5월 힌덴버그 보고서 발표 후 폭락했다가 6월 이후 다시 낙폭을 일부 회복하는 등 최근 몇달 새 주가가 큰 부침을 겪었다.

IEP의 2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도 주가 급락의 주된 원인이 됐다.

이날 오전 실적 발표에서 IEP는 2분기에 2억6천900만 달러의 순손실을 내 작년 같은 기간의 순손실액 1억2천800만 달러 대비 손실 폭이 2배 수준으로 커졌다.

아이컨은 실적 발표에서 "2분기 실적 악화는 우리가 투자하는 회사에 대한 공매도의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는 오해 소지가 있고 자기 잇속만 챙기는 힌덴버그 보고서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에 본부를 둔 IEP는 에너지와 자동차, 식품포장,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으며, 아이컨은 이 회사 지분 85%를 가진 지배주주다.

아이컨은 행동주의 투자 분야의 개척자 중 한 명으로 '기업 사냥꾼'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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