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위스에서 발견된 3천년전 청동기시대의 화살촉은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국 CNN 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심지어 이것은 발견된 곳으로부터 먼 지역에 떨어진 운석철로, 무역 거래를 통해 이 지역으로 온 것으로 추정된다.
고고학저널 최신호에 따르면 스위스 베른의 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은 최근 자국의 비엘 호수 인근 뫼리겐의 호상가옥 터에서 19세기 유물을 발굴하다 기원전 800∼900년경에 만들어진 3.9㎝ 길이의 화살촉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거의 3천 년 가까이 된 이 화살촉이 에스토니아에 떨어진 운석의 철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사실은 기원전 800년 당시에도 유럽에서 운석철이 거래됐음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현지 매체들은 "운석철이 이렇게 일찍부터 사용됐다는 증거가 나온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보도했다. 그 시대의 청동기인들은 철광석을 녹여 철을 뽑아내는 기술조차 없었지만 운석이 떨어진 곳에서는 철이 발견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그동안 튀르키예와 그리스, 시리아, 이라크, 레바논, 이집트, 이란, 러시아, 중국 등지에서는 운석철로 만든 물건들이 종종 발견됐지만 중·서부 유럽에서는 폴란드 내 2곳에서만 이런 물건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번에 화살촉이 발견된 뫼리겐이 유럽에서 운석철로 만든 물건이 발견된 3번째 장소라고 확신한다.
연구 결과 화살촉 재료는 트반베르크나 폴란드에 떨어진 운석의 철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 화살촉은 에스토니아의 칼리야르프 운석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다 호프만 베른 자연사박물관의 지구과학국장은 CNN에 보낸 이메일에서 "청동기시대에 유럽 전역으로 이어진 무역로가 있었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됐다"며 발트해 지역에서는 호박(琥珀), 콘월에서는 주석,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유리구슬이 유럽으로 건너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운석이 기원전 1천500년경 지구에 떨어져 수많은 파편을 만들었고, 그 일부가 훗날 무역로를 따라 남서쪽에 있는 스위스로 이동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살촉을 만든 운석 파편도 발트해로부터의 호박 무역로를 통해 들어왔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그는 청동기시대 스위스 비엘호의 호상가옥 거주자 대부분은 농사와 사냥, 천렵에 종사했을 것이라며 뫼리겐에서 발견된 청동 주물틀 등은 청동기인들 가운데 특별한 기술을 개발한 이들이 있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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