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휴가오지 마세요"…하와이 주민들의 호소

입력 2023-08-14 11:14   수정 2023-08-14 11:17


최악의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하와이 마우이섬 주민들이 관광객에게 당분간 섬을 찾아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마우이섬 현지 주민들은 일부 관광객들이 평소처럼 휴가를 즐기는 모습에 참담함을 느끼고 있으며, 당분간 관광 목적의 방문은 자제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한 마우이섬 주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흘 전에 우리 주민들이 (산불을 피하려다) 바다에 빠져 죽었는데 바로 다음날 관광객들이 같은 물속에서 수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 주민들은 수영, 스노클링, 서핑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비극 속에서 재미를 찾는 이는 아무도 없다"며 "주민들이 살아가는 곳과 그들(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 두 개의 하와이가 있는 것 같다"고 씁쓸함을 전했다.

마우이섬에서는 지난 8일 시작된 산불로 해변까지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최소 93명이 숨지고 건물 2천200채가 파괴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전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갑자기 산불이 번지자 여러 주민이 불길을 피해 바다로 뛰어들어야 했으며 일부는 바다에서 숨져 끝내 나오지 못했다.

하와이 출신으로 영화 '아쿠아맨'의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제이슨 모모아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마우이는 지금 당신이 휴가를 보낼만한 장소가 아니다"라며 여행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글과 영상을 올렸다.

모모아는 하와이 공동체가 상처를 치유하고, 슬퍼하며,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곳으로 여행 가지 말라. 이렇게 깊이 고통받고 있는 섬에 당신이 있어야 한다고 자신을 설득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현지 관리들도 필수적인 목적이 아닌 여행객들에게는 마우이섬을 떠나고, 섬 방문 계획이 있다면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마우이섬에는 이재민들이 지낼 임시 숙소도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1천400명이 긴급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산불로 집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호텔 방 1천여 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라하이나 카운티 관리들은 피난처가 필요한 사람이 4천50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그린뉴딜네트워크의 카니엘라 잉은 소셜미디어에 "생존자들을 위한 호텔 방이 필요하다"며 마우이 휴가 계획을 취소하고 지역사회에 치유할 시간을 달라고 호소했다.

관광업은 마우이섬 경제를 지탱하는 대들보이지만 산불 이후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섬으로 오는 항공편은 구조활동을 돕기 위한 인력 외에는 텅 비어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했다.

하와이 관광 당국은 지난 9일 이후 마우이의 주 공항인 카훌루이 공항을 통해 섬을 빠져나간 사람이 약 4만6천명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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