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강풍에 날린 전선 때문"...전력회사 고소

입력 2023-08-1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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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불리는 마우이섬 산불이 하와이섬 대형 전력회사가 원인 제공자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집중 공격을 받는 모양새다.

화재 참사와 관련해 현지 대형 전력회사인 '하와이안 일렉트릭 인더스트리'와 그 자회사 3곳을 상대로 소송이 제기됐다고 미 CNN 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마우이 라하이나에서 거주하는 한 부부가 지난 12일 이들 전력회사를 상대로 중과실 등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허리케인 '도라'로 인해 강풍이 마우이섬에 불어닥쳤을 때 송전선이 끊겨 날리면서 스파크를 일으켜 산불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와이안 일렉트릭은 라하이나에 강풍과 산불주의보가 발령된 상황에서 화재와 같은 위험을 알면서도 전력을 차단하는 등 예방적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하와이안 일렉트릭과 자회사가 일부 전신주와 전선이 넘어져 초목이나 땅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전력을 끊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마우이 산불이 발생했을 때 하와이 근처를 지나간 허리케인 도라의 영향으로 최고 시속 129㎞의 돌풍이 불고 있었고 이 때문에 산불은 삽시간에 라하이나 마을 등지를 덮쳤다.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도 전력이 공급되는 송전선이 도로로 떨어졌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아직 산불의 공식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와이안 일렉트릭의 짐 켈리 부사장은 "당장은 마우이의 비상 대응을 지원하고 가능한 한 빨리 전력을 복구하는 것에 주력하겠다"며 "지금으로선 화재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우리는 주와 카운티의 조사에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마우이섬에서 치안 부재를 틈타 범죄가 증가해 주민들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미국 언론 인사이더는 마우이 주민들이 최근 범죄가 증가했고 일부는 총으로 위협당하며 약탈과 강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경비가 허술한 야간에 총을 든 강도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라하이나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맷 롭은 인사이더에 "밤에는 사람들이 총으로 위협받으며 강도를 당한다"며 "지원은 어디에 있나. 우리 정부와 지도자들이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마우이 주민들은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음식과 옷 같은 보급품을 여기저기서 도둑맞고 있다고 하소연한다고 ABC방송의 계열사인 하와이 KITV 방송이 보도했다. 심지어 물과 음식, 가정용품과 의류를 기부하기 위해 마우이에 오자마자 강도를 당한 사람들까지 나오고 있다.

존 펠레티에 마우이 경찰서장은 강도 범죄 증가에 대해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을 순찰하는 경찰관들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우이섬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어느덧 99명까지 올랐다. 하지만 아직 피해 지역 수색은 25% 정도만 진행됐기에 사망자 수는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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