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드립니다"…부르는 게 값

입력 2023-08-15 21:41   수정 2023-08-1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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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이 거액의 연봉을 내걸고 인공지능(AI) 전문가 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들 AI 인재는 데이터 과학자나 머신러닝 전문가 등으로, 구인 기업은 많지만 적임자는 턱없이 부족해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근에는 동영상 스트리밍 공룡 넷플릭스가 지난달 무려 연봉 90만 달러(약 12억원)에 머신러닝 플랫폼 매니저를 뽑는 구인 공고를 낸 것이 화제가 됐다. 다만 넷플릭스의 이 공고는 파업 중인 할리우드 작가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유통, 금융, 제조 분야도 AI 전문가가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월마트는 대화형 AI 담당자를 뽑으면서 연봉을 최고 25만2천달러(3억3천만원)로 제시했고, 골드만삭스는 생성형 AI 엔지니어 자리를 최고 25만 달러에 내놨다.

부동산 업체 JLL도 AI 전문가를 구하느라 애를 먹는 상황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채용 과정에서 한 구직자가 오히려 "AI 엔지니어로서 내가 왜 부동산 분야로 와야 하냐"고 물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우리 회사는 수십 년에 걸친 자산 데이터가 있다"고 소개하고, "이는 빌딩 관리, 에너지 절감, 매매가 책정 등을 지원하는 AI 모델 훈련에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AI 전문가 중에서도 특히 중간 관리자 급이 희귀하다고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진단했다. AI 업무에 필요한 수학, 통계학, 프로그래밍, 엔지니어링에 숙련됐으면서도 업계 전문성을 겸비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컨설팅 업체인 액센츄어는 내년 AI 인력 1천명 이상을 신규 채용 중인데, 수많은 지원자가 '다른 회사에서도 입사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모든 곳에서 AI 인력을 채용 중"이라며 연봉으로 최고 33만8천300달러(4억5천만 달러)를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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