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사이에서 스승의 날을 폐지해달라는 청원이 나왔다. 대신 서이초 교사 사망 '49재' 추모일인 9월 4일을 '교사 인권의 날'로 지정해달라는 의견이다.
21일 초등교사 온라인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에는 자신을 9월 4일 예정된 서이초 교사 추모 국회 앞 집회를 준비하는 초등 교사라고 소개하면서 청원 서명을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교사는 "스승의 날 전에 교사들은 '김영란법' 안내장을 쳐서 모든 가정에 배부한다. 저는 촌지도 선물도 받을 생각이 없다"며 "스승의 날에 '과거 학창 시절 선생님이 나를 때렸다'는 투의 방송을 듣게 되는데 교사들은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 있는 교사는 누구나 사명을 다해 일한다. 목숨 걸고 일하면서 전 국민에게 조롱당하며 살아가는 현실에서 빠져나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9월 4일은 서이초 선생님의 49재다. 동료 교사들은 서이초 선생님을 지키지 못했지만 서이초 선생님은 많은 선생님을 살려주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 인식을 바꿔 남아있는 선생님의 목숨을 지키고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교사 인권의 날을 지정해달라"고 말했다.
9월 4일 서이초 추모 집회 운영팀도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교사는 행정안전부와 교육부에 청원을 냈고, 두 청원이 통합돼 교육부에서 담당하게 됐다. 공개 청원 전환을 신청해놨다"고 설명했다.
스승의 날을 폐지하자는 의견은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교사들 사이에서 자조하듯 등장했다. 교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눈치만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공식 청원으로 내놓은 것에 대해 교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운영팀에 따르면 이 게시물에는 동료 교사들이 지지와 응원을 보내면서 '청원 링크를 기다리겠다'고 댓글을 다수 달았다고 한다.
그러나 한 교사는 "스승의 날의 전통적인 의미도 있고 (이 내용이) 현재 공감을 많이 받는 이야기도 아니다.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교사도 "취지는 이해가 되지만 날짜가 굳이 49재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반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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