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하반기 대출연체 '빨간불'…코로나 지원 종료

박승원 기자

입력 2023-08-2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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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나온 일부 금융지원책 종료 등의 여파로 하반기 국내 은행들의 대출 연체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 관리가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

27일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프랜시스 챈 애널리스트 등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전체 대출의 2%인 31조원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11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신한은행(8조9,000억원)·하나은행(7조7,000억원)·우리은행(3조3,000억원) 등이 이었다.

문제는 다음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이 종료된다는 데 있다. 은행권은 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당시 정부 방침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도 유예했다. 지원은 2020년 9월로 시한을 정해 시작됐지만, 이후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연장을 이어왔는데, 오는 9월 말 상환 유예 대상 대출자들부터 금융지원이 사실상 종료된다.

앞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레나 쿽 애널리스트와 권효성 이코노미스트도 이달 초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비슷한 이유를 들어 4대 시중은행이 하반기에 대출 연체 증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취약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하반기에 대출 연체율이 계속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올 하반기에 추가금리 인상에 대한 압력이 완화되더라도 서울 외곽 집값의 상승 지연 등으로 인해 대출연체가 계속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국내 시중은행들이 자산건전성 악화를 잘 견딜 수 있을 것으로 봤다. 4대 국내은행은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부실 채권을 대거 상각·매각해 건전성 제고에 안간힘을 쓰는 상황이다. 아울러 NPL 비율의 완만한 증가, 수년간 진행된 위험통제 강화 등을 근거로 올해 은행들의 대손예상액이 관리 가능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금융당국도 9월 말에 만기 연장, 상환유예 조치가 일시에 종료돼 부실이 한꺼번에 터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나오자 이를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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