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하 지연…한국 경제 부담 커질 것

입력 2023-09-21 08:13  



미국이 시장의 예상대로 20일(현지시간) 정책금리(기준금리)를 현재 수준(5.25∼5.50%)으로 유지하면서 한국은행도 다음 달 12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단 금리 격차가 2.00%포인트(p)에서 더 벌어지지 않아 한은 입장에서는 당장 인상 압박을 조금이나마 덜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연내 0.25%p 추가 인상이 유력한 만큼, 수개월 내 두 나라 금리 역전 폭은 2.25%p로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전례 없는 수준의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예상되지만, 불안한 경기·금융 상황 탓에 한은이 쉽게 금리를 따라 올리기도 어려운 처지다.

더구나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면 자금·환율·수출·소비 등의 모든 측면에서 한국 경제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은도 다음 달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미국과 마찬가지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등에 따르면 현재 금통위원들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경기는 갈수록 가라앉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쉽게 올릴 수도 없고, 불어나는 가계부채와 유가 상승으로 다시 불안한 물가 등을 고려하면 내릴 수도 없는 입장이다.

더 큰 문제는 10월 이후 상황이다. 만약 시장의 예상대로 11월 또는 12월 미국이 한 차례 기준금리를 더 올리면 한·미 간 금리 격차는 2.25%p까지 벌어진다.

원론적으로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다행히 5월 초 이후 한·미 금리 역전 폭이 1.75%p 이상으로 확대됐지만, 원/달러 환율은 지금까지 1.300원대에서 비교적 안정적이고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출도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지난달의 경우 외국인 증권(주식+채권) 투자 자금이 17억달러(약 2조2천470억원) 순유출됐다. 지난해 12월(-24억2천만달러) 이후 최대 순유출 기록이다.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시점이 늦춰지고 긴축 기조가 더 오래 유지되는 것도 한국 경제로서는 부담이다.

긴축으로 미국 성장 자체가 둔화하면 우리나라 수출 등에 지속적으로 타격을 줄 뿐 아니라, 국내 경기 회복이 더뎌도 미국과의 금리 차 등을 고려해 고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 고통은 더 길어지고, 그만큼 소비도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 중반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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