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이 좋기로 유명한 북유럽의 선진국 스웨덴에서 갱단 간 분쟁으로 살인 사건이 급증하면서 정부가 군대까지 동원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전날 방송 연설에서 미카엘 뷔덴 스웨덴 최고사령관과 안데르스 토른베리 경찰청장을 불러 29일 갱단 폭력 사태 해결을 위한 군의 역할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갱들을 추적해 잡아내고 그들을 패배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스웨덴은 치안이 비교적 안정적인 국가로 꼽히지만, 최근 불법무기와 마약 거래 등과 관련된 강력범죄가 증가 추세를 보인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무려 12명이 갱단 간 폭력사태로 목숨을 잃었다.
전날에는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선 10대와 20대 청년 두 명이 갑작스러운 총격에 숨졌고, 스톡홀름 북쪽 한 소도시에선 조직폭력에 연루된 인물의 이웃집에 살던 25세 여성이 폭발물이 터져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BBC는 "스웨덴에선 작년 한 해 역대 최다인 60여 명이 총에 맞아 숨졌는데, 올해 사망자 수는 그와 비슷하거나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스웨덴의 '폭스트롯파'로 불리는 갱단이 두 패거리로 갈라져 내분을 벌이면서 이같은 사태가 벌어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스웨덴 전역에서 갱단 간 폭력에 미성년자와 무고한 행인이 휘말리는 사건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면서 단속과 처벌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경고했다.
현지 경찰은 스웨덴 사회에 녹아들지 못한 이민자들이 많은 데다 빈부격차 심화와 마약 확산으로 갱단 등 범죄조직이 갈수록 세를 불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뷔덴 최고사령관은 앞서 언론을 통해 스웨덴군이 경찰의 노력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군이 어떤 방식으로 관여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경찰의 범죄대응 여력을 높이기 위해 순찰 등 치안유지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등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군을 동원하는 등의 대책은 본질적 해법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앰네스티와 연계된 비영리 단체 콜렉티브 소리의 사카리위아 히르시는 크리스테르손 총리가 내놓은 방안에는 "트라우마와 상실에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구체적 조처가 빠져 있다"면서 빈곤 아동이 범죄조직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더 많은 지원을 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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