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의 공장' 지위를 다른 국가들에 손쉽게 내주지 않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중국의 저비용 제조업이 생산 무대를 자국의 해안 지역에서 중부와 서부 지역으로 넓히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중국의 해안 대도시들이 제조업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지만, 미국의 중국산 제품 수입 관세 인상 등 경제 제재로 생산 비용이 커진 점이 보다 값싼 부지와 노동력이 있는 중국 내륙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한다는 것이다.
패선브랜드 커머스의 제품 공급 책임자인 레이 저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 공장을 중국 해안 지역에서 내륙으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장 근로자 대부분의 연령이 30~40대라고 소개한 그는 "젊은이들은 공장에서 옷을 만드는 것보다 배달일을 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해안 대도시들이 첨단 전자제품, 전기차를 비롯한 첨단 산업에 집중하는 것도 저비용 제조업체들의 내륙 이전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에 중국 내륙 지역을 통한 수출 붐도 일고 있다. 이는 중국의 '제조업 왕관' 자리를 노리는 경쟁국들의 수출 확대에 제동을 걸고 있다.
2018년 이후 중국 중부와 서부지역 성들의 수출은 제조업 덕분에 94% 급증했다.
글로벌 데이터업체 CEIC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1년 동안 이들 지역의 수출액은 총 6천300억달러(850조원)로 같은 기간 인도 4천250억달러(573조원), 멕시코 5천900억달러(796조원), 베트남 3천460억달러(467조원)보다 많았다.
인도 등의 수출도 미중 무역전쟁, 코로나19 대유행 등의 영향으로 2018년 이후 가파르게 늘었지만, 멕시코의 경우 2020년 수출 증가율이 중국 내륙 지역에 밀리기도 했다.
서방 국가들이 반도체와 재생에너지 등 주요 산업의 공급망에서 대중 견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 내륙이 생산 기지로 개발됨에 따라 오히려 세계 제조업 무대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중국 내륙으로 생산기지가 이동할 가능성을 연구한 논문을 3년 전에 낸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고든 핸슨 교수는 "중국은 당분간 글로벌 제조업의 주요국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큰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제조업 노동력 위축으로 이어지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줄어드는 외국인 투자 등이 꼽힌다.
(사진=신화 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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