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설탕과 소금의 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동시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공식품 등에 많이 사용되는 설탕과 소금 물가가 오르면서 먹거리 물가를 다시 자극하지 않을지 주목된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설탕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41.58로 지난해 동월보다 16.9%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9월(20.7%) 이후 1년 만의 최고치다.
설탕 물가 상승률은 올해 7월 4.0%에서 8월 13.8%로 급등한 데 이어 지난달 더 올랐다.
지난달 설탕 물가 상승률은 전체 물가 상승률(3.7%)의 4.6배에 달했다. 이는 가공식품 부문의 물가 상승률(5.8%)과 비교하면 2.9배에 이른다.
설탕은 과자와 빵,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에 많이 사용되는 재료다. 이 때문에 가공식품 물가에 영향을 미쳐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달에는 원유(原乳) 가격도 올라 우유가 들어가는 빵, 과자, 아이스크림 가격 등이 잇따라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설탕과 함께 코코아 가격도 많이 올라서 원가 상승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설탕 가격 추이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소비 위축에 당장 제품 가격을 올리지는 않지만, 설탕 등 원재료 가격의 변동 폭이 커질 경우 가공식품과 외식 제품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소금 물가도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
지난달 소금 물가 상승률은 17.3%로 지난해 8월(20.9%)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상승 폭은 지난 6월 6.5%에서 7월 7.2%, 8월 12.4%에 이어 지난달 더 커졌다.
폭우와 태풍 등으로 소금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요도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소금 가격이 올라가면 외식과 간장 등의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내부에선 최근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고 설탕과 소금이 전체 원재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먹거리 물가를 자극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우유는 좀 다르지만, 가공식품에서 설탕과 소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지는 않다"며 "식품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올린다면 이런 요인보다 인건비 상승,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등의 요인으로 제품 가격을 올리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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