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채굴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67%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어,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 배출하고 있는 것은 물론, 물과 토지 이용에도 우려스러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 소재 유엔대학 물·환경·보건연구소(UNU-INWEH) 카베 마다니 교수팀은 25일 과학 저널 '지구의 미래'(Earth's Future)에서 2020~2021년 76개 비트코인 채굴 국가의 활동에 대한 조사를 통해 비트코인이 전 세계에 미치는 환경 영향을 평가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마다니 교수는 "기술 혁신은 종종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고 비트코인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다만 이 연구 결과가 디지털 화폐 사용을 막는 게 아니라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규제 마련과 기술 발전에 투자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2020~2021년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네트워크는 173.42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전력 소비량은 국가 단위로 볼 때 세계 27위에 해당하며 인구 2억3천만 명의 파키스탄보다 더 많은 것이다.
비트코인 채굴에 공급된 전력의 에너지원으로 석탄이 45%로 가장 많았고 천연가스가 21%, 석유 1%로 화석연료가 전체의 6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력발전이 16%, 원자력이 9%로 뒤를 이었고, 풍력(5%), 태양광(2%), 바이오에너지(1%) 등 신재생 에너지는 8%에 그쳤다.
화석연료 의존으로 비트코인 채굴의 탄소 발자국은 3천814만톤(t)의 석탄을 태우거나 천연가스 화력발전소 190기를 가동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양과 맞먹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탄소 발자국을 상쇄하려면 39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하는데, 이에 필요한 토지 면적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7%와 맞먹고 네덜란드나 스위스, 덴마크의 국토 면적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또 비트코인 채굴의 물 발자국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 66만 개를 채울 수 있는 양과 비슷하다며 이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시골 지역의 3억 인구에게 필요한 가정용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트코인 채굴의 토지 발자국도 로스앤젤레스 면적의 1.4 배에 달했다.
비트코인 채굴 활동(전력 사용량 기준)이 가장 활발한 국가는 중국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어 미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말레이시아, 캐나다, 독일, 이란, 아일랜드, 싱가포르 등이 뒤를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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