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험에서 부정행위로 적발된 수험생의 학부모가 감독관의 학교로 찾아가 항의하고 1인 시위까지 벌이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3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수능 시험을 치르던 서울의 한 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종료 벨이 울린 후 마킹을 하려고 했다가 감독관에게 부정행위로 적발됐다. 이에 수험생의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감독관이 근무하는 학교로 찾아가 1인 시위를 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학생과 학생의 어머니는 수능이 끝난 바로 다음 날인 17일부터 감독관의 교무실까지 찾아갔고, 학생의 아버지도 같은 날 학교를 찾아갔다. 이 학부모들은 감독관에게 전화로 '(내가) 변호사이며, 우리 아이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는 취지로 폭언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21일에는 이들이 감독관이 일하는 학교 교문 앞에서 피켓 시위까지 벌였다. 이에 두려움을 느낀 감독관은 병가를 쓰고 학교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한다.
감독관은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신청했으며, CCTV와 녹취록을 교육청에 제출한 상태다.
조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감독관은 객관적인 판단을 통해 해당 학생의 부정행위를 적발했다"며 "이 판단에는 감독관 3명 모두 합의했다. 수능의 공정성을 지키는 결정이었다"고 적었다.
또 "감독관의 신원을 개인적으로 확보해 협박하고 학교 앞에서 피케팅을 하는 행위는 매우 잘못된 이의 제기 방법"이라며 "명예훼손, 협박 등의 범죄행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활동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교사의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당장 멈춰달라"며 "서울시교육청은 수능 감독 선생님을 위협하는 불법적인 행위에 고발 조치를 포함하여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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