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파괴는 범죄"…교황의 호소

입력 2023-12-0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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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 지도자들에게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돌파구를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청 관영매체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교황은 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계속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대독한 연설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역대 교황으로는 최초로 COP28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급성 기관지염에 따른 주치의의 만류 탓에 일정을 취소했다.

교황은 "안타깝게도 여러분과 함께할 수 없게 됐다. 그렇지만 나는 여러분과 함께한다.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모두의 미래가 지금 우리가 선택하는 현재에 달려 있기 때문에 나는 여러분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 파괴는 하느님에 대한 범죄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이고 구조적인 범죄이며, 모든 인간, 특히 우리 가운데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크게 위협하고 세대 간 갈등을 촉발하는 범죄"라고 덧붙였다.

또한 "기후 변화는 전 세계적인 사회 문제이자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라며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호소한다. 생명을 선택하자! 미래를 선택하자!"고 요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재의 환경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화합과 다자주의라며 "부분적인 진로 변경이 아닌 근본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COP28에 참석한 세계 지도자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이번 COP28이 생태적 전환을 결정적으로 가속할 수 있는 명확하고 가시적인 정치적 의지를 보여주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그러려면 에너지 효율성 향상, 재생 에너지, 화석 연료 퇴출, 낭비적인 생활방식의 변화 등을 확실히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유한 소수와 가난한 대중 사이의 격차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며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이 적지만 선진국보다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가난한 국가들에 대한 부채 탕감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쳐 날뛰는 기후는 우리에게 전능의 환상을 멈추라고 외치고 있다"며 "겸손과 용기를 가지고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만이 진정한 성취의 삶으로 가는 유일한 길임을 다시 한번 인식하자"고 호소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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