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할머니와 손녀 등 일가족 세 명이 숨지거나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사고는 보일러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부산 사하경찰서는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등과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일산화탄소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스보일러를 중심으로 감식이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보일러 연통에서 일산화탄소가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누출된 경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오후 10시 30분께 부산 사하구 괴정동의 아파트에서 A(92)씨와 외손녀 B(3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딸인 C(65)씨는 현재까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다.
계절이 바뀌어 보일러 사용이 늘어나는 10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이에 관련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가스보일러 사고가 총 20건 발생했으며 인명피해도 총 44명(사망 16명·부상 28명)에 이른다. 이 중 43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됐다.
가스보일러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급·배기통 설치기준 미준수와 배기통 연결부 이탈 등의 시설 미비가 15건으로 가장 많았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보일러를 켰을 때 발열, 소음, 진동이 평소와 다르면 반드시 전원을 끄고 전문가 등에게 점검받은 후 사용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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