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이 수천개 '헉'…EU국경에 무슨 일이

입력 2023-12-09 17:12   수정 2023-12-0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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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으로 이민을 시도하던 중 사망한 난민의 무덤이 유럽 국경 곳곳에 1천 기 넘게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유럽연합(EU) 국경에서 사망한 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민자와 난민을 집계한 결과 최소 2천162구의 시신이 무연고 상태로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매체 취재진이 직접 방문해 확인한 무연고 무덤만 1천15기로, 성인 남녀부터 어린이, 태어나지 못한 채 엄마의 뱃속에서 목숨을 잃은 아기까지 많은 망자가 묘비에 이름이 적히지 못한 채 유럽 곳곳의 묘지에 묻혀있었다.

이 같은 사망자 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지난 10년간 유럽 이주민 유입 경로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2만9천 명 이상으로, 이들 중 대부분은 생사도 확인되지 않은 채 실종 상태로 남아있다.

EU 의회는 2021년 난민 사망자의 신원 확인과 정보 관리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나, 현실에서는 이를 수행할 주체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인권위원회의 두냐 미야토비치는 최근 극우 세력의 득세와 정부의 정치적 의지 부족이 이 같은 비극을 해결할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더 지체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야토비치는 이 문제가 "완전히 무시당하고 있다"면서 "일을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이나 법의학 전문가들은 충분히 있지만 이들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의 관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13년 이후 지금까지 ICRC에 유럽 이주 중 실종된 가족을 찾아달라는 요청은 1만6천500건 넘게 접수됐지만, 이 중 성공한 사례는 285건에 불과하다.

ICRC는 이 업무를 앞으로도 이어가려 하지만, 최근 유럽 정부들이 지원 예산을 줄이면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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