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갈수록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우리나라 출산율이 내년 반등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혼인건수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석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상임위원은 저고위와 국회 인구위기특별위원회가 13일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올해 출생아 수가 22만7천명을 기록해 합계출산율이 0.723명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데, 작년 출생아 수는 24만9천186명, 합계출산율은 0.778명이었다.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39명에서 2016년 1.172명→2017년 1.052명→2018년 0.997명→2019년 0.918명→2020년 0.837명→2021년 0.808명 등으로 계속 하락해 왔다.
홍 위원은 이렇게 하락일로를 걸었던 합계출산율이 내년에는 9년 만에 0.79명으로 반등하고 출생아 수도 25만2천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작년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보다 높은 수준이다.
홍 의원은 이 같은 예측의 근거로 올해 혼인건수가 작년보다 2.9% 늘어난 19만7천건으로 예상되는 점을 들면서 "내년을 저출산 극복의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산을 통해 적정 인구를 유지하는 것이 다양한 사회경제적 경로를 통해 국가와 기업, 개인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출산은 공공재'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전 사회적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족친화경영이 인재를 확보하고 기업의 가치와 경쟁력을 제고하는 높은 수익률의 투자라는 점을 인식하고 기업이 일·가정 양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발제자인 신영미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연구원은 저출산의 근본 원인으로 ▲ 인구의 수도권 집중 현상에 따른 청년층의 심리적 밀도 증가 ▲ 가족과 공동체의 가치 훼손 ▲ 청년세대의 가치관 변화를 들었다.
그러면서 "가족친화 사회로의 관점 전환을 통해 '이런 사회라면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기를 수 있겠다'는 인식을 미래세대에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기남 인구보건복지협회 사무총장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족예산지출 비율은 1.5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29%에 한참 못 미치며, 가족 예산 중 현금지급은 0.32%로 OECD의 30% 수준에 그친다"며 "저출산 정부 지출을 과감하게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사무총장은 "시간이 곧 복지인 청년세대가 일과 생활의 균형이 가능하도록 기업문화도 함께 변해야 한다"며 "육아가 더 이상 여성만의 일이 아니라 부모가 함께 분담할 수 있도록 일·생활 균형제도를 확실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회, 정부가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한국아동단체협의회,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인구보건복지협회 등 단체들과 함께 '저출산 극복을 위한 실천 선언'을 했다.
이들은 ▲ 태아 및 아동의 생명 존중 ▲ 취약계층 아동 사회 안전망 충실 ▲ 다양한 가족 형태 수용 ▲ 결혼, 출산, 양육 친화적인 기업문화 확산 ▲ 기부와 나눔 실천을 통한 공동체 기여 ▲ 유산 기부를 통한 취약계층 돌봄 선순환 시스템 구축 등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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