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정부의 2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이 나왔습니다. 내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이차전지 산업 전 분야에 38조원 이상의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기업 대출 확대, 북미 진출 기업 보험 지원, 이런 내용이 담겼는데요.
숫자만 보면 대규모 지원인 것처럼 보이는데 정작 관련주 움직임은 반대로 갔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이 어제 하루 5% 넘게 떨어진 것을 비롯해 엘엔에프, 삼성SDI 등 2차전지주가 꽤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습니다. 지원안 발표일에 기관과 외국인이 우리 2차전지주를 매도한 것도 살펴볼 부분입니다.
증권가에선 이번에 내놓은 2차전지 산업 경쟁력 방안에 시큰둥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폐배터리 산업 육성 정도를 제외하면 그동안에 나온 정책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는 겁니다. 2차전지는 지금까지 국내 지원책보다 해외 국가 보조금 정책에 더 큰 영향을 받아온 상황도 고려해야겠고요. 또하나는 그동안 급등해온 2차전지주는 개인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져왔는데, 개인투자자 가운데 10억 이상 고액 주주들이 양도세 과세를 피하려고 매물을 출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증권가의 전언입니다.
▲2차전지주 투심, FOMC가 도울까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시장공개위원회, FOMC 이후 미국 증시부터 들썩인 것은 주목할 부분입니다. 우리 2차전지주 투자 심리가 긍정적으로 변할 가능성, 배제할 수 없겠죠. 오늘 미국 국채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루만에 18bp 떨어졌습니다. 이것 자체로 기사를 하나 쓸 수 있을 만큼 큰 폭으로 떨어진 건데 이런 흐름은 성장주, 미래 기대가 큰 기술주들일수록 도움이 됩니다.
성장주들의 주가 평가 가치 모델 가운데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역산해서 주가를 평가하는 방법(현금흐름할인법, DCF)이 있습니다. 쉽게 공식처럼 설명드리면 미 국채금리, 국채수익률이 떨어지면 성장주 주가 가치평가에는 도움이 됩니다. 기업들의 미래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덜어지기 때문인데, 오늘 미국 전기차 기업들 주가가 테슬라는 1% 루시드와 리비안은 각각 6%, 8%대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고요.
최근 전기차와 2차전지주에 부정적인 요인이었던 업황 부진 우려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앞당겨 내린다면 어느정도 씻겨나갈 수가 있는 부분이겠습니다. 또 하나, 어제 피치의 중국 담당 디렉터인 징 양이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했는데요. 이 인터뷰에서도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기업들의 경쟁은 심해지겠지만 시장 자체는 내년에도 두 자릿수대 성장을 기대한다고 전망했는데, 그런 점도 살펴볼 부분이겠습니다.
▲ 에어부산 분리매각 이슈, 항공주 영향은
에어부산은 아시아나계열 저비용 항공사입니다. 2018년말에 코스피에 상장했고요. 3분기 매출은 2,305억원, 영업이익은 43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회사 지분구조 보면 아시아나항공이 41.97%로 최대 주주이긴 하지만 부산시와 부산 기업 등의 지분율은 16.11%에 달합니다. 그래서 부산시가 아시아나를 관리 중인 산업은행에 에어부산을 분리매각해달라는 공식 요청을 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이 늦어지면서 계열사인 에어부산에 대한 투자 결정이 늦어지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일단 부산시에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입장을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관련해서는 다른 나라들 승인을 받아야 하거든요. 이 가운데 가장 큰 산인 유럽 연합의 기업결합심사 결정이 나오는 내년 2월이 변곡점이 될 텐데, 그 이후에 논의를 하자는 겁니다.
에어부산을 분리매각하자는 논리는 결국 이 회사 경쟁력 강화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에어부산한테는 좋은 일일 수 있는데, 또 부산 지역이나 지역 정치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가덕도 신공항 이슈에도 힘을 싣는 일 수 있는데요. 다른 시각에서 보면 에어부산 분리 매각은 저비용 항공사 경쟁 심화를 의미한다는 점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항공주, 특히 LCC라 불리는 다른 저비용 항공사에도 형향을 미칠 수 있겠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이슈가 더 커지면 큰 틀에서 항공주 자체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증권가 일각에선 들립니다.
▲옷 안 사는 소비자들…내수·유통주 부진 우려
흥미로운 통계가 하나 나왔습니다. 올해 3분기 가계 월평균 이자 비용이 11만 4,900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만 9,400원(20.4%) 늘어났습니다. 매달 빚 갚는데 내는 돈이 많아진다는 거죠. 반면 의류·신발 지출은 10만 4,000원으로 1만 3,700원이 줄었습니다. 이자 비용이 의류·신발 지출보다 커진 것은 2006년 1인 가구 포함 가계동향이 집계된 이후 처음입니다.
의류와 신발 부문 지출 감소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년비 지출 감소폭도 2분기(8.5%)보다 3분기 감소폭이 더 컸고요. 아직 국민들의 체감 물가가 높은 점을 살펴봐야겠습니다. 전문가들은 내수 부진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 변수는 역시 오늘 FOMC 이후 확인된 세계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조입니다. 고금리 시대가 생각보다 일찍 끝나면 소비 심리도 좀 더 빨리 살아나겠지요.
※신인규의 이슈레이더는 매주 월~금 7시 30분 한국경제TV 머니플러스에서 생방송으로, 유튜브 다시보기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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