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여자친구의 전화번호와 비슷한 번호로 전화를 수차례 걸어 위로해달라고 요구한 30대가 항소심에서도 1천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A(35)씨는 지난해 7월 13일 자정께 발신번호표시를 제한한 채 일면식 없는 20대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누군지 알고 있느냐, 짐작 가는 사람이 없느냐"고 묻고는 "전화를 끊지 말아 달라. 나 지금 힘들다. 전 여친 번호랑 비슷해서 전화했다"고 했다.
A씨의 이같은 행위는 한번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한 달 뒤에도, 그러고 나서 10일 뒤에도, 10월 초에도 피해 여성의 의사에 반해 전화함으로써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켰다. 피해 여성의 신고로 그는 결국 스토킹 처벌법 위반죄로 법정에 섰다.
여자친구와 헤어져 상실감이 크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A씨는 피해 여성에게 전화해 울음소리를 내며 "여친과 헤어져서 위로받고 싶어서 전화했다"며 황당한 말을 늘어놓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느꼈고 스트레스와 우울 증상 등으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다만 다만 피해자를 찾아가거나 위협을 가하는 행위로 나아가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내렸다.
이에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인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1천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고 16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고,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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