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하버드대학에서 흑인 최초로 수장 자리에 오른 클로딘 게이 총장이 논문 표절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하버드대는 게이 총장의 1997년 박사학위 논문 중 '적절한 인용 표시가 없이 복사된 표현'을 두 군데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버드대는 "게이 총장이 인용 표시가 불충분한 부분에 대해선 논문을 수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하버드대는 지난주에도 게이 총장이 발표한 논문 2편에서 인용 표시가 불충분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논문 수정을 요청했다.
다만 게이 총장의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 하버드대가 규정에 따라 제대로 된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확산하고 있다.
하버드대 규정상 교수의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면 해당 단과대에서 조사위원회가 구성돼 표절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하지만, 게이 총장에 대해선 단과대 대신 이사회가 특별 조사위원회를 위촉해 조사했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이사회는 총장이 단과대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오히려 게이 총장의 표절을 봐주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게이 총장의 논문 표절 의혹은 최근 연방 하원 청문회를 계기로 '반(反)유대 총장 퇴출 운동'에 나선 미국의 보수 인사들이 제기했다.
게이 총장이 이력서에 기재한 11개의 발표 논문 중 절반가량에서 표절이 확인됐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NYT는 실제로 게이 총장의 논문에서 학술적 개념이나 다른 학자의 연구를 소개하는 것부터 실제로 인용 표시가 없는 부분까지 다양한 사례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하버드대는 게이 총장의 논문 표절과 관련한 각종 주장에 대해 "익명으로 수십건의 제보를 한 경우도 있지만,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연방 하원 교육노동위원회는 게이 총장의 표절 의혹과 관련해 하버드대의 업무처리에 문제가 없었는지 검토에 착수했다.
미국 뉴욕의 아이티 이민자 가정 출신인 게이 총장은 2000년 스탠퍼드대 정치학과에서 교편을 잡은 뒤 2006년 하버드대로 자리를 옮겼다.
게이 총장은 흑인 등 소수인종의 선출직 진출이 정부에 대한 전체 국민 인식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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