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보스턴미술관 소장 '고려 사리' 반환 협상

입력 2024-01-08 06:31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 문화재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이하 '사리구')와 사리를 돌려받기 위한 본격 협상이 열린다.

대한불교조계종은 15년째 결론을 내지 못한 협의를 가급적 빨리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며 내달 보스턴미술관 관계자를 만나 대면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8일 불교계와 문화재계 따르면 조계종 관계자들은 내달 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소재 보스턴미술관을 찾아가 사리구(사리가 든 사리함)와 사리 반환에 관한 종단의 입장을 전달하고 이에 관해 논의하기로 했다.

조계종은 협상에 실무자 외에 문화부장 혜공스님 등 종단 주요 직위자를 직접 보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도 동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이번 협상을 앞두고 비교적 열린 자세를 보여 왔다.

보스턴미술관은 작년 11월 하순 조계종 등에 보낸 서한에서 오랜 기간 교착 상태에 빠진 협의에서 원만한 결론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불교계 소식통은 "가능하면 조속한 시일 내에 협의를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준비 중이라고 조계종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협상을 계기로 사리 혹은 사리구 반환에 관한 문제가 조만간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리구를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보스턴미술관은 서한에서 사리가 지니는 "종교적인 의의"(religious significance)를 인식하고 있다면서 사리 반환에 관한 조계종의 입장을 물었다. 다만 사리구에 대해서는 도난당하거나 불법적으로 이전됐다고 볼 증거가 없다면서 계속 보유하고자 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조계종은 사리와 사리구의 일괄 반환이 원칙이지만 이를 위해 사리를 우선 반환받는 등 다양한 관점에서 협의에 임한다는 입장을 최근 문화재청에 전한 바 있다.

문화재청은 '사리는 사리구와 달리 불교계의 성물(聖物)로 신앙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보스턴미술관과 조계종 간 사리 단독 반환을 합의하면 이를 존중할 것'이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다만, '사리 반환에 합의하더라도 사리구 반환 논의가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므로 문화재청으로서는 사리구 반환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불교계 소식통은 "사리구를 돌려받기 위해서는 (보스턴박물관이 사리구를 취득하기 전) 소유권 등에 관한 증빙을 (한국 측이) 제시해야 하는데 허들이 높다"면서 "현지 협상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사리구는 고려 시대 만들어진 것이며 여기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지공·나옹스님의 사리 등 사리 4과가 들어있다.

이 사리구는 원래 경기 양주시 회암사나 개성 화장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유출된 것을 보스턴미술관이 1939년 보스턴의 한 딜러로부터 취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리와 사리구를 돌려받기 위한 보스턴미술관과의 논의는 2009년 무렵 시작됐다. 당시 미술관 측은 사리만 줄 수 있다는 의향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 측에서는 사리만 받으면 사리구를 되찾을 기회를 결국 상실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관계 단체·당국이 일치된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에서 2013년 이후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작년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보스턴미술관을 찾은 부인 김건희 여사가 반환을 위한 논의를 제안한 것을 계기로 최근 협의가 재개됐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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