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밝혀달라"…'남편 니코틴 살인' 아내 오열

입력 2024-01-11 20:46  


남편을 니코틴 중독으로 살해한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다시 재판받게 된 아내가 무죄를 호소했다.

11일 수원고법 형사1부(박선준 정현식 강영재 고법판사) 심리로 진행된 A씨의 살인 혐의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마지막 발언 기회를 얻은 A씨가 "진실을 밝혀달라"며 오열했다.

변호인이 재판부에 "진술이 어려울 것 같으니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했으나, 재판장은 "장장 2년 6개월 가까이 진행된 조사와 재판 절차의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시간이 필요하면 주겠다"며 재차 발언 기회를 제공했다.

피고인석 책상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끼던 A씨는 재판장의 설득에 일어나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제 사건은 무죄다. 오늘 법정에 오는데 검찰 차 앞에 '행복한 국민, 정의로운 검찰'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걸 보고 원망스러웠다. 진실은 꼭 밝혀질 거라고 믿는다"고 울먹이며 진술했다.

이날 검찰은 재판부에 원심 때와 같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 측은 "이 사건은 새벽에 피고인과 피해자 아들이 사는 주거지에서 발생해 목격자 있을 리 없고 피해자가 무얼 당했는지는 피고인 진술과 부검 결과,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피고인이 니코틴을 음용하게 해 살해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은 피고인이 가정생활 기반을 감내하고라도 강렬한 살해 동기가 존재해야 한다고 판시했는데, 이 사건 발생 당시 피고인 생활 기반은 피해자가 아니라 내연남이었다. 이미 (피해자와) 가족관계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 측의 '피해자의 자살 가능성' 주장에 대해선 "사건 당일 피고인은 피해자를 위해 119에 신고하고 함께 응급실에 갔다 귀가하면서 아들의 생일에 대해 대화하는 등 모습을 보였다"며 "피해자가 이런 피고인을 보고 (내연관계를 이유로) 자살을 결심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검찰이 사건 당일 새벽 1시 30분에서 2시 사이에 찬물에 니코틴을 타 살해했다는 공소장 내용을 '찬물과 흰죽에 타 살해했다'고 변경한 점을 지적하면서 부실한 수사를 주장했다.

A씨 측 변호사는 최후변론에서 "처음부터 수사기관에서 범인을 잘못 지목해 수사가 진행된 사건이라고 확신한다"며 "대법원이 그동안 제출된 증거, 검찰 의견서 등을 종합해 조목조목 판단해줬기 때문에 변호인 의견서를 참작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2021년 5월 26∼27일 남편에게 3차례에 걸쳐 치사량 이상의 니코틴 원액이 든 미숫가루와 흰죽, 찬물을 먹도록 해 남편이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남편은 26일 A씨가 건넨 미숫가루·흰죽을 먹고 속쓰림과 흉통 등을 호소하며 그날 밤 응급실을 다녀왔다. 귀가 후인 27일 오전 1시30분∼2시께 A씨는 남편에게 재차 찬물과 흰죽을 건넸고, 이를 받아마신 남편은 1시간∼1시간30분 뒤인 오전 3시경 사망했다.

1심은 미숫가루와 흰죽, 찬물을 이용한 범행 모두를 인정했고, 2심은 찬물을 이용한 범행만 유죄로 인정했는데, 지난해 7월 대법원은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며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은 내달 2일 오전 10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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