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가 흐려졌다"…이종융합 움직임 '가속화'

유오성 기자

입력 2024-02-10 12:00   수정 2024-02-10 12:00

    [앵커]

    식품회사가 바이오 기업을 인수하고, 화장품 회사가 테크 제품을 내놓습니다.

    이렇게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서로 융합하는 현상을 '빅블러'라고 하는데요.

    기술 변화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빅블러 현상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유오성 기자 입니다.

    [기자]

    지난 2022년 오리온의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는 16%나 성장했지만, 이보다 더 크게 늘어난 겁니다.

    문제는 이 같은 성장세가 얼마나 더 갈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겁니다.

    실제 지난해 오리온 해외매출은 1조85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 역성장 했습니다.

    제과사업 성장성에 한계가 보이자 오리온이 선택한 것은 신사업 진출입니다.

    지난 1월 항암제를 개발 중인 레고켐바이오에 대대적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허인철 / 오리온 부회장 : 우리가 여러 가지 지금 바이오를 하고 있는데 바이오나 식품회사나 R&D를 통해가지고 제품을 개발하는, 또 사람에게 이로운 어떤 걸 만들어내는, 입으로 먹는걸 만들어내고 병을 치료하는 그런 건데 그런 면에서는 막연하나마 시너지는 나중에 날 수 있다고 봐요. 시간이 흐를수록 약품과 식품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는 상태니까.]

    이 처럼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은 세계적인 트렌드입니다.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니콜라 이에로니무스는 올해 CES 키노트 기조 연설자로 무대에 섰습니다.

    주인공은 적외선 드라이기 에어라이트 프로.

    로레알이 하드웨어 스타트업 주비와 협업해 만든 차세대 헤어 드라이기로 뷰티에 대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테크 영역을 끌어들인 겁니다.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 로레알 CEO : 로레알이 CES에 왜 나왔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왜냐하면 기술이 가능한 것의 경계를 확장할 수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기술은 우리가 전세계 소비자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아름다움에 대한 개인의 요구와 열망, 무한한 다양성을 충족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유통업체 월마트는 AI를 활용한 개인화 자동 쇼핑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고,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신약 개발 업체에 대규모 투자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 지는 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기업 간 경쟁은 심화됐고, 스마트한 소비자들은 늘어나는 상황.

    [황용식 /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소비자들은) 초인적인 능력으로 선택권을 갖고, 한 기업이나 제품에 매몰되지 않습니다. 쉽게 움직이고, 이런 소비패턴이 일어나다보니 기업들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내 소비자가 없다보니..]

    기업들 간 경계가 흐려지는 빅블러 시대.

    자기만의 고유 영역을 뛰어넘어 소비자들을 잡으려는 시도들이 이어지면서 빅블러 현상은 가속화 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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