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쇼크' 파월은 알고 있었다…'0' 하나에 널뛴 리프트 [글로벌마켓 A/S]

김종학 기자

입력 2024-02-15 08:12   수정 2024-02-1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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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500개 주요 기업을 대표하는 S&P500 지수가 1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 충격을 만회하며 5,000선을 재돌파했다. 팬데믹 이후 급락했던 비트코인도 강세를 이어가며 이날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섰다.

현지시간 14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7.45포인트, 0.96% 오른 5,000.62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들의 반등으로 나스닥 지수도 203.55포인트, 1.3% 뛴 1만 5,859.15로 올라섰고, 다우존스 지수는 151.52포인트, 0.4% 상승한 3만 8,424.27로 장을 마감했다.

미 국채금리도 전날 상승분을 되돌리며 10년물 기준 5.3bp 내린 4.263%, 2년물은 7.6bp 하락한 4.580%를 기록했다. 전세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환산한 달러인덱스는 0.22% 내린 104.62로 조정을 받았다.

● 파월 "예상과 일치했다"…시장 달랜 굴스비 총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는 하루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둔화하고 있고, S&P500 지수의 최근 랠리가 정점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들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연준 총재는 이날 오전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강했지만 장기 인플레이션 지표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시장을 달랬다.
여기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전날 오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도 시장 분위기를 완화시켰다.

폴리티코는 스티븐 린치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전날 강한 CPI지표에 대해 파월 의장이 "예상했던 것과 일치한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현지시간 29일로 예정되어 있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 "S&P500 정점 아직"…다시 고개드는 낙관론

톰리 펀드스트랫 창업자 등 S&P500 지수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시장 심리를 끌어올렸다. 톰리 창업자는 지난해 1월 연말 S&P500 지수 전망치를 4,750선으로 가장 근접하게 예측한 인물이다.

톰리 창업자는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한 신용잔고가 매우 낮은 수준으로 이러한 대출이 크게 증가하지 않은 점을 이유를 들어 S&P500이 아직 정점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S&P500은 지난해 7월 기관의 신용잔고가 단기 고점을 기록한 뒤 11% 조정을 받았는데, 현재 시장에 현금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한 인플레이션 우려와 경기 불확실성 등 각종 회의론이 팽배할 때 정점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보고 시장의 추가적인 상승을 예견했다.

소시에떼제네랄이 이날 발간한 자료에서도 비슷한 관점이 제시됐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소시에떼제네랄은 나스닥100 지수가 기술주의 이익 대비 2배이면서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이 25배여야 정점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S&P500의 주가수익비율은 약 20배 수준에 불과하다. 소시에떼제네랄은 "수학적으로 역산하면 정점은 S&P500지수가 6,250선에 도달할 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시장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 전망도 여전하다. CFRA의 샘 스토발 최고 투자전략가는 "시장은 아직 과매도 영역에 있지 않다"며 "상승세를 이어가기 전 차익실현이 더 필요하다"고 회의적인 분석을 내놨다.



● 비트코인 시가총액 1조 달러 2년여 만에 재돌파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코인베이스에서 24시간 기준 3.68% 올라 5만 1천달러선을 넘겼다. 이는 202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 역시 1조 달러를 다시 회복했다.

비트코인의 이러한 회복은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승인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블랙록과 피델레티 등이 운용하고 있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는 지금까지 해당 암호화폐의 3.5%를 매입하며 가격 상승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암호화폐 제도 개편에 대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파월 의장의 전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회동에서는 중앙은행디지털화폐, CBDC 도입을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면서 중앙은행과 별개로 의회의 우선적인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 엔비디아·구글 시총 3위 경쟁…'0' 하나 덧붙인 리프트

시장 반등의 중심에는 역시 엔비디아와 AMD, ARM 등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들이 자리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하루 2.46% 오른 주당 739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썼다. 시가총액은 1조 8,300억 달러로 장중 시총 3위 자리에 올라섰다. AMD는 4.17%, Arm홀딩스는 5.35% 강세를 기록했다.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플랫폼 기업들도 이날 선전했다. 리프트는 전날 실적 발표 이후 공시 착오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리프트는 2024년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자료에서 조정순익이 500bp(5.0%) 확대된다고 기록했으나 이내 50bp였다고 수정했다.

'0'하나를 잘못 더한 자료에 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리프트 주가는 전날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에서 한때 60% 상승한 뒤 16%대로 그폭을 줄였다. 이날 정규시간 거래에서는 35% 폭등한 16.3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최고재무책임자 등 직원들의 치명적이 오류에 대해 데이비드 리셔 최고경영자는 '용납할 수 없는 수익보고서의 오타는 제 실수'라고 해명했다.

같은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70억 달러 상당의 사상 첫 자사주 매입 발표에 14.7% 강세를 기록했다. 프란샨스 마헨드라-라자 우버 최고재무책임자는 "첫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은 강력한 재무 여력을 신뢰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스라엘, 휴전 협상 테이블 불참..유가는 하락

미국의 중재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 논의는 벤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반발로 무산됐다. Ynet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바르네아 이스라엘측 대표단장은 "하마스의 망상적인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하마스의 입장이 바뀌어야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인질 석방을 대가로 철군과 이스라엘 내 모든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풀어달라는 협상을을 고수하고 있다. 이 소식에 이스라엘 인질 가족 대표단은 큰 실망을 표했다. 미국은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 국장을 통해 카타르, 이집트 정보기관 등과 이번 휴전 합의를 중재하고 있다.

지정학 위기가 지속되는 우려 속에서도 이날 국제유가는 약세를 보였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시장 예상치 330만 배럴의 4배 가까운 1,201만 배럴 증가했다는 소식에 서부텍사스산원유 3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1.68% 내린 배럴당 76.56달러에 그쳤다. 국제 시세인 브렌트유 역시 1.49% 하락한 배럴당 81.54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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