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두 형제 독립경영...중공업 VS 탄소섬유

고영욱 기자

입력 2024-02-26 14:37   수정 2024-02-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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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오늘 취재현장은 효성그룹을 다룹니다. 효성그룹이 인적분할을 발표했는데요.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지주사를 하나 더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계열분리 수순이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고 기자, 먼저 효성그룹이 어떻게 나눠지는 건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효성그룹은 지난 201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그룹에 핵심 자회사는 5개입니다.

    화학부문인 효성화학, 전력기기와 건설을 담당하는 중공업, 섬유와 무역부문을 맡는 티앤씨, 콜센터와 IT솔루션을 맡는 ITX, 첨단 산업자재를 맡는 첨단소재입니다.

    이번 인적분할 계획으로 현재 지주사인 효성에 화학, 중공업, 티앤씨, ITX가 남고요. 신설지주사에 첨단소재가 갑니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효성이 0.82, 효성신설지주가 0.18입니다.

    매출로 보면 효성 산하기업이 연간 19조원, 효성신설지주는 7조원 대입니다.

    효성 오너일가 장남인 조현준 회장이 존속지주사 효성을, 3남인 조현상 부회장이 신설지주사를 맡게 됩니다.

    <앵커>
    인적분할입니다. 주주구성은 그대로 유지되는 거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효성지주 주주라면 효성신설지주 주식도 갖게 되는 겁니다.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 되는 거고요.

    예를 들어 효성 지주 100주를 갖고 있으면 조금 전 말씀드린 분할비율에 따라 82주가 되고요. 대신 효성신설지주 18주를 갖게 됩니다.

    회사인 효성 입장에서는 발행 주식수가 약 2100만 주에서 1700만 여 주로 줄어듭니다. 효성신설지주는 약 380만주 발행할 예정입니다.

    <앵커>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어떤 효과가 있습니까?

    <기자>
    중장기적으로 책임경영이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각 지주회사는 새로운 이사진을 꾸려 독립경영을 하기로 했는데요. 전문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책임경영은 지난해 여름 조현준 회장이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강조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부진한 실적에 참다못해 나온 메시지였는데 이후 그룹 실적을 깎아먹던 효성화학 베트남 공장 문제가 해소됐고요.

    중공업부문에서 미국 전력기기 판매가 늘면서 연간으로 그룹전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5% 늘어난 94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인적분할 결정 이후 스케줄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오는 6월 14일 주주총회를 열어 분할계획을 통과시킬 계획이고요. 이후 7월 1일에 실제 분할을 거쳐 29일 재상장됩니다.

    인적분할은 사실상 앞으로 계열분리를 위한 수순이기도 합니다.

    효성의 주요 자회사 주주현황을 보면 이번 신설지주사 설립과 일치입니다.

    조현상 부회장이 이끌 효성첨단소재의 경우 조현준 회장 지분이 전혀 없고, 조현준 회장이 맡은 효성티앤씨는 조현상 부회장 지분이 전혀 없습니다.

    효성 측은 이번 인적분할이 오래 전부터 준비된 작업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회장, 부회장 형제간에 합의가 됐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조석래 명예회장이 올해 90세(1935년 생)인데, 암 투병과 고령으로 인해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10년 전 형제의 난을 겪으며 내홍에 시달렸던 만큼 후일을 생각해 명확하게 교통정리를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효성 주가가 하락세 군요. 첨단소재 같은 경우엔 오름세고요. 엇갈리는 이유가 뭐라고 봅니까.

    <기자>
    일단 효성그룹 인적분할과 관련해 대신증권에서 보고서를 냈는데요.

    정리하면 분할 전후 달라진 것은 없는데 계열사의 부진한 실적과 효성화학 증자 참여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시각입니다.

    또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3000원으로 발표한 것도 지적했는데요. 2019년 이후 5년간 가장 낮은 금액입니다.

    반면 효성첨단소재의 경우에는 신설지주사의 주력 기업이 된다는 점이 오름세 요인입니다.

    하나증권에서 보고서를 냈는데요. 효성첨단소재의 본업인 타이어보강재 수요 회복이 시작됐고 지주사 분할을 통해 계열사 지원 등 시장 재무구조와 관련한 우려는 완벽히 종식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지켜봐야할 이슈는 뭡니까.

    <기자>
    우선 조현준 회장, 조현상 부회장 간의 지분 스왑이 있습니다. 친족 간 계열분리를 하려면 상호 보유지분이 3%를 넘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지주사 효성 지분율은 조현준 회장 21.94%. 조현상 부회장은 21.42%인데요.

    조현준 회장이 갖게 되는 신설지주 지분 21.94%와 조현상 부회장이 갖고 있는 효성 지분 21.42%를 그대로 교환한다고 가정했을 때 조현준 회장이 추가로 현금을 줘야하는 구조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신설지주 지분가치가 효성지주 4분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금마련이 관건인데요. 조현준 회장 계열인 효성화학은 현재 특수가스 사업부 구주와 신주 매각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돈을 추가로 받는 입장인 조현상 부회장의 신설지주는 M&A를 통해 그룹의 규모를 성장시킨다는 계획입니다.

    한편 조석래 명예회장이 소유한 지분은 두 아들에게 균등 배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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