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배상안 발표 D-day…전액 배상 가능할까? [박찬휘의 이슈레이더]

박찬휘 기자

입력 2024-03-11 08:37  



▲ 금감원, 오늘 홍콩 ELS 배상안 발표…관건은?

오늘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손실분담 기준안을 발표합니다. 오늘 공개되는 배상안은 홍콩 ELS 상품을 판매한 금융사가 피해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배상해줘야 하는지 기준이 담긴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가장 눈 여겨 볼 내용은 역시 배상 규모인데요. 이미 배상액을 두고 금감원 측과 피해자들 간 마찰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피해자들은 당연히 전액 배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반해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를 일축하는 차등 배상 원칙을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이 원장은 지난주 한 언론 매체 인터뷰에서 "투자자의 연령층과 투자 경험, 목적, 심지어 판매 창구에서 어떤 설명을 들었는 지까지 낱낱이 파악한 뒤에 배상 비율을 0%에 최대 100%까지 차등 분배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즉, 전액 배상이 가능하지만 배상을 아예 받지 못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 금융사 과징금 부과 여부

홍콩 ELS 상품을 판매한 금융사에 대한 과징금 규모도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현행법상 금융사가 상품을 판매할 때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거나 부당 권유를 한 사실이 확인되면투자금 50% 이내의 과징금이 부과됩니다.

취재 결과, 지금까지 홍콩 ELS 판매액이 20조 원에 달하기 때문에 과징금은 최대 10조 원 가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중은행을 비롯한 주요 판매사들은 과징금을 피하거나 금액을 축소하기 위해 대형 로펌과 컨설팅 계약을 맺고 법적 분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판매사들은 오늘 발표되는 ELS 배상안 내용을 확인한 뒤 일주일 뒤인 18일에 이 원장이 참석하는 은행권 간담회에서 입장을 표명할 계획입니다.

▲ 홍콩 ELS 기초자산인 홍콩 H지수 급락 배경

기초자산인 홍콩 H지수는 중국 본토 기업 중에서 시가총액과 거래량을 기준으로 선별된 50개 기업의 시가총액으로 산출됩니다.

홍콩 H지수의 직전 고점은 지난 2021년 2월에 기록한 12,228포인트로, 이후 꾸준히 약세를 보였습니다. 2022년 10월에는 고점대비 60% 급락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는데요.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큰 회복세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홍콩 H지수 급락은 2021년 중국 부동산 기업 헝다 그룹의 파산 위기로 중국 경제에 대한 전 세계의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전체 지수의 35%를 차지하는 기술주까지 크게 하락한 점이 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 피해 규모와 전액 배상 가능성

기초자산이 급락하면서 홍콩 ELS의 피해 금액도 천정부지로 불어났는데요. 5대 은행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손실액은 1조 2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전액 배상 여부에 대해서는 앞서 이 원장의 "0에서 100% 차등 배상" 발언으로 전액 배상에 대한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닌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액 배상은 사실상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2019년에 발생한 라임 사태나 2020년 옵티머스 사태처럼 금융사가 부실 상품을 판매하거나 상품을 판매할 때 투자자의 판단을 흐렸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전액 보상이 가능하지만, 홍콩 ELS가 판매 당시 상품성이 없는 상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러한 이유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또한 판매사가 금감원이 제시한 배상안을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없다는 점도 전액 배상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만약 판매사가 배상안을 따르지 않아 배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조정 절차로 넘어가는데요. 판매사가 분조위가 제시한 조정안까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투자자와의 법정 다툼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 이번주 주요 증시일정

캘린더를 통해 이번주 주요 증시일정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살펴보신 것처럼 오늘 금감원이 홍콩 ELS 배상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화요일에는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 'CPI'가 발표됩니다. 시장 예상치를 보면 전월 대비로는 1월 보다 0.1%p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전년 대비로는 1월과 동일한 3.1%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오는 19일 열리는 연준의 3월 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위원들이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할 수 없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 만큼 2월 CPI는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를 한 발 앞서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입니다.

한편 중국에선 인민은행이 2월 광의통화를 발표하는데요. 광의통화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결제성예금의 합계인 협의통화에 정기예적금, 금융상품, 금융채 등을 더한 것으로 시중 통화량을 의미합니다. 현재 경기 부양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는 중국 당국은 유동성을 늘리기 위해 지난달 지급준비율을 50bp 내리고
주택담보대출에 큰 영향을 주는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를 25bp 인하한 바 있는데요. 오늘 발표되는 광의통화를 통해 통화량이 늘었는지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수요일에는 금감원이, 이복현 금감원장이 주재로 '공매도 관련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토론회에는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와 소위 '빠재', '배터리 아저씨'로 잘 알려진 박순혁 작가가 개인투자자 대표로 참석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밖에 국내외 증권사 2~3곳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들도 참석합니다.

그리고 목요일과 금요일 발표되는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 소매판매, 산업생산 지표도 2월 소비자물가지수와 함께 연준이 참고하는 핵심 데이터로 꼽히는 만큼
결과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번주 국내 증시 전망

이번주 국내 증시는 다음주 미국 연준의 3월 FOMC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2월 물가지표 발표를 전후로 약간의 변동성이 예상되는데요. 만약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과 달리 전월과 전년 대비 모두 하회한다면 꺼져가는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불씨가 다시 살아나면서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한편 지난주 금요일 미국 증시가 AI 열풍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기술주들의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된 점은 이번주 국내 기술주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며 최근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주주환원에 대한 낙관론이 나오는 점은 증시 하락을 방어하는 재료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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