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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2일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글로벌 시황&이슈]

입력 2024-03-12 08:01   수정 2024-03-12 08:01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입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말, 혹시 들어 보셨나요? 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하면서 기존의 강대국이 이를 두려워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는 뜻입니다. 이 용어는 기원전 5세기 강대국이었던 스파르타가 급격히 성장한 아테네를 경계했고, 이에 양국은 지중해의 주도권을 놓고 전쟁을 벌였다는 데에서 유래된 말인데요. 미국의 정치학자 앨리슨이 이러한 상황을 두고 현재의 미중관계와 다를 바가 없다고 분석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오늘은 최근 특히 더 주목을 받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2022년 말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중국을 향한 반도체 산업 제재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주 금요일,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CXMT를 포함해 중국 반도체 업체 6곳을 상대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라는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국 상무부에서 CXMT가 미국의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검토 중인데요. 나머지 다섯 곳은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중국의 CXMT,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지만, 아직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이 1% 미만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이렇게 제재 리스트에 올린다는 건, 그만큼 중국을 향한 제재 의지가 강력하다는 뜻인데요.

    이 리스트에는 중국의 최대 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와, 화웨이의 반도체 생산 파트너인 SMIC, 상하이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양쯔 메모리 테크놀로지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화웨이가 SMIC의 7 나노미터 칩을 장착한 최신 스마트폰을 선보이자, 미국 정부는 SMIC와 자국 기업의 거래를 규제했는데요.
    이렇게 다시 불이 붙은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경쟁, 미국은 자국과 우호국 기업들의 중국 수출 조차 제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갈까 우려하는 건데요. 현재 중국 수출을 원하는 기업들은 수출 전, 정부에게 실사를 통한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첫번째 예시로 지난해 말, 바이든 정부가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낮췄던 엔비디아의 반도체 칩을 규제 대상에 추가하고, 유예기간 없이 즉각 발효하면서, 50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 손해를 입혔습니다. 이에 엔비디아는 성능을 더욱 낮춘 L20, L2, H20 등을 내놓았었죠? 지난 1월에는 네덜란드의 ASML이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중단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전화로 직접 네덜란드 정부에 이를 요청했었는데요. 이에 이어 최근에는 판매했던 반도체 장비에 대해 수리 등 서비스도 제공하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미국 상무부가 AMD의 저사양 AI 프로세서의 중국 수출에 제동을 걸었는데요.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노리던 AMD는 엔비디아처럼 성능을 더 낮춘 반도체 칩을 따로 생산해 추가 라이선스를 승인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더해 미국 정부는 중국 화웨이의 급부상을 우려하며, 네덜란드를 포함해 한국과 일본, 독일에도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기술을 더 엄격히 통제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에 중국도 당연히 가만히 있지는 않을 텐데요. 중국은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AI+ 행동’이라 불리는 AI 산업 육성책을 제시했습니다. 올해 예산안에 따르면, 과학기술 예산이 지난해보다 10% 대폭 늘어난 약 68조 6천 억원으로 책정됐는데요. 중국이 집중 투자하는 국방 예산보다 더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기술력을 늘리려는 중국의 다짐이 느껴지는데요.

    또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미국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국 국영 기업들에게 미국 기술 기업의 제품을 교체하라는 극비 문건을 발송했습니다. ‘79호 문건’이라 불리는 이 문서에는 마치 작전명처럼 ‘미국 삭제’를 뜻하는 ‘Delete A’로 알려졌는데요. 여기에 명시한 목표는 먼저 델 테크놀로지, IBM, 시스코와 같은 미국 하드웨어 제품들이 중국산으로 교체되는 겁니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는 현재 사상 최대 규모로 제3차 반도체 산업 육성 펀드를 조성 중입니다. 규모는 최소 36조 원이 넘을 전망인데요. 이번에는 중앙정부가 아닌 국영 기업과 투자회사, 지방 정부 대상으로 모금이 이뤄지고요. 투자 대상은 미국 제재 대상 기업인 SMIC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럼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미국은 중국에게 보란 듯이 대만의 TSMC에게 50억 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TSMC는 현재 애리조나주에 4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반도체 생산공장인 팹 2곳을 건설하고 있는데요.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법에 따른 반도체 생산 보조금 390억 달러 중, 첨단 반도체 생산 기업에 280억 달러를 배정했는데, 이 중 약 5분의 1을 TSMC가 받는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 주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지만, 보조금을 더 받기 위한 추가 투자 가능성을 내비쳤고요. 이에 더해 인텔과 마이크론 등도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전망이지만, 아직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럼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패권을 두고 싸우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은 어떤 영향을 받을지도 알아 보겠습니다. 일단 곧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이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백악관에 다시 들어서느냐가 가장 핵심이 될텐데요. 전문가들은 누가 되는, 그러니까 바이든의 정부가 재개되는, 트럼프가 재당선이 되든, 중국을 향한 규제는 더욱 세질 전망이라 보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자국을 포함해 동맹국에게도 중국과의 공급망을 단절하는 디커플링을 압박하고 있고요. 이에 따른 효과를 증명하는 것을 임기 초반부터 몰두해 왔기 때문에, 재선 공약으로도 중국을 향한 무역 제재 수위는 훨씬 높아질 전망입니다. 이에 계속해서 최대 수출 국가로 중국을 겨냥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압박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데요. 그래도 현재는 바이든 정부가 이들에게 수출 통제를 무기한 유예해줬지만, 만약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바이든 정책을 아예 엎어버릴 가능성이 높죠? 또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나 전기차 등 특정 품목을 지정해 제재를 가하는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울 전망입니다.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관세를 높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미중 갈등 속에서 더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의 우선주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선 우리 기업들의 장기적인 전략이 절실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김예림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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