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빚투' 신용거래 잔고 19조…"무리한 투자 주의해야" [박찬휘의 이슈레이더]

박찬휘 기자

입력 2024-03-12 10:56   수정 2024-03-12 10:57

    비트코인 1억 원 돌파…현물 ETF·반감기 호재에 급등


    ▲ 돌아온 빚투…신용거래융자 잔고 19조 육박

    개인 투자자들의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초 이후 국내외 증시가 별다른 조정 없이 상승 랠리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지금의 상승장을 놓칠까 봐 두려운 이른바 '포모' 현상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 데이터를 확인해 봤더니, 현재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조 원에 달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10월 6일 19조1,750억 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고치였습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산 뒤 갚지 않고 남은 자금을 뜻하는데, 빚투 규모를 파악할 때 활용됩니다.

    신용융자잔액은 증시 상승장에서 그 규모가 늘어나는 것이 종종 관측됩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코스피 상장사에 대한 빚투 규모가 10조1,200억 원으로 코스닥 상장사보다 더 많았다는 겁니다. 코스피 빚투 금액은 올해에만 1조 원 넘게 늘어났습니다.

    보통 코스피와 코스닥 신용잔고를 비교해보면 코스닥의 비중이 더 큰데, 최근 시행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저평가된 코스피 대형주에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 테마주·소외주 신용거래 잔고 급증

    방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최근까지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으로 코스피 대형주를 주축으로 저PBR 테마주들에 빚투 자금이 집중됐었는데요. 3월 들어 저PBR주에 대한 열기가 일부 식으면서 이제는 최근 증시를 주도하는 테마주나 지난해 낙폭이 컸지만 아직 반등폭이 작은 바이오 같은 소외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잔고가 급증하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중순 이후 PBR이 1.36배 이하인 저PBR 종목의 신용잔고는 1,652억 원 증가했는데, 1.36배 이상인 종목들의 신용잔고는 두 배 이상 많은 3,570억 원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용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을 살펴보면 최근 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테마주인 AI 반도체와 가상화폐 관련주들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2023년 1월 이후 주가가 무려 6배나 오른 엔비디아를 필두로 AI 열풍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증시를 견인하고 있는데요.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도 AI 반도체 관련주들로 신용잔고가 쏠렸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수페타시스의 신용잔고가 약 800억 원으로 한달 새 260억 원이 늘었고, 같은 기간 한미반도체의 신용잔고 역시 240억 원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대표 AI 반도체 수혜주인 HPSP, 가온칩스 등에 대한 빚투 규모가 200억 원 내외 늘어난 것이 확인됐습니다.

    한편 AI 열풍과 함께 가상화폐 시장도 크게 성장하면서 관련주들 신용잔고도 급증했는데요. 대표적으로 우리기술투자의 신용잔고가 130억 원 가량 늘었습니다.

    ▲ "무리한 빚투 지양해야"

    앞서 빚투 금액이 증가한 이유로 개인투자자들의 포모 현상에 따른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증권업계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포모를 느끼는 것에 대해 이해한다면서도 최근 증시가 과매수, 과열 구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빚투를 활용한 추격 매수나 무리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 펀드매니저는 현 상황에 대해 "저PBR주나 AI 열풍, 비트코인 랠리 등 최근 상승장을 놓친 투자자들의 포모 현상이 극에 달했다"며 "뒤늦게 라도 상승장에 탑승하기 위해 빚투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 과열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코스피의 추가적인 레벨업을 기대기는 쉽지 않다"며 "당분간 방어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미국 증시에선 지난주 금요일과 오늘 2거래일 연속으로 엔비디아를 비롯해 반도체 업종의 차익실현 움직임이 확인됐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틀 동안 5% 넘게 급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신용잔고가 급증한 이수페타시스는 전날 5% 급락했는데, 그만큼 테마주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빚투를 할 때 반드시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 비트코인 1억 원 돌파…급등 이유는?

    앞서 빚투 현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비트코인을 언급했는데요. 전날 7만1,000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원화 기준으로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6% 가량 더해져 전날 오후 4시 30분경 처음으로 1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업비트나 빗썸 같은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코인의 시세가 해외 거래소 시세와 비교해 얼마나 높은가를 뜻하는 단어로, 투자자들 사이에선 보통 '김프'라는 줄임말로 불립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배경에는 크게 2가지 이유가 꼽힙니다. 첫 번째는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입니다. 지난 1월 11일 미국 거래소에 10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됐는데요. 현물 ETF를 통해 기관과 개인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매수세가 공급량을 크게 상회하자 가격이 치솟은 겁니다. 상장 이후 지난달 말까지 불과 한 달 반 만에 현물 ETF로 144억 달러, 우리 돈 19조2천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순유입됐습니다.

    여기에 4년 주기로 돌아오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점도 호재입니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은 과거 3번의 반감기에서 단기 하락 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반감기에는 전과 달리 현물 ETF라는 새로운 자금 유입 경로가 있어 단기 조정 없이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밖에 비트코인 현물 ETF 다음으로 이더리움 현물 ETF가 상장될 것이란 기대감도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화폐 용도로만 쓰이는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결제뿐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더리움 현물 ETF가 상장되면 비트코인 때보다 더 많은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 비트코인, 얼마나 더 갈까?

    월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대체로 낙관론이 우세합니다.

    월가 자산운용사 브라운브라더스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매수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금은 비트코인에 투자하기 적합한 시기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기관과 자산가들은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 비중을 늘리는 움직임이 꾸준히 관측되고 있기도 합니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현물 ETF를 통해 비트코인으로 올해 100억 달러의 자금이 신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비트코인 현물 ETF를 운용하는 그레이스케일은
    "이미 수요가 공급 크게 웃돌고 있는데 반감기까지 지나면 공급이 또 반으로 줄어 비트코인 가격은 더 치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 돌파 전망도 속속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퀀트는 "지금 같은 자금 유입이 지속된다면 연말 11만2천 달러, 우리 돈 약 1억5천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 비트코인 관련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을 갖고 있는 우리기술투자와 한화투자증권,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지분을 보유한 위지트, 갤럭시아에스엠 등이 있습니다. 연초 이후 우리기술투자는 55%, 한화투자증권은 30%, 위지트는 10% 급등했고, 갤럭시아에스엠은 높은 변동성 속에 보합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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