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천억 맨해튼 빌딩 날릴 위기"…부실 투자 손실 '눈덩이'

김대연 기자

입력 2024-03-20 17:36   수정 2024-03-20 22:32

    미국 맨해튼 '280파크애비뉴' 손실 우려
    현대인베·현대해상·신협 투자 회수 난항
    지난해 3분기 증권사 평가손실 1.8조 원
    "잠재 위험요인 관리 및 대응 체계 구축"
    <앵커>
    해외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었던 지난 2017년 뉴욕 맨해튼 빌딩에 2천억 원을 투자했던 국내 대형 보험사와 신협중앙회, 자산운용사가 원금 손실 위기에 처했습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가라앉을 조짐이 보이지 않자, 도미노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마저 커지는 모습입니다.

    감독당국의 리스크 관리 요청에도 금융권의 투자금액이 워낙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원금 손실을 보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는 늘어날 전망입니다.

    김대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한 초대형 빌딩.

    지난 2017년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신협중앙회, 모회사 현대해상 등 국내 기관투자자 3곳과 함께 '280파크애비뉴'에 2천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해당 빌딩은 최근 자산 가치가 30% 하락하면서 대규모 원금 손실 위기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약 11만㎡ 규모에 프라임급으로 분류되는 고층 오피스 빌딩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고금리 장기화 등 각종 악재가 동시에 터지자 직격탄을 맞은 겁니다.

    현대해상과 신협중앙회는 "지난해 말 대출 만기가 도래했지만, 아직 손실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대출 조건을 변경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위험·중수익의 메자닌(중순위 대출채권) 투자가 오히려 독이 됐다며, 사실상 원금 회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관투자자 관계자: 다 날렸죠. 다 '0(제로)'. 선순위권자 입장에서는 (건물을) 비싸게 안 팔아도 돼요. 내 것만 건지면 되니까 싸게 팔아버리고 끝이 돼 버린 거예요.]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앞다퉈 투자했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56조 원(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만 13조 원에 달합니다.

    정부와 감독당국은 금융권에 선제적인 위험 관리와 충당금 적립 확대를 주문했지만, 높은 공실률로 리파이낸싱(재융자)이 쉽지 않아 업황이 개선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혁준 /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 중순위나 후순위 투자자는 투자 자금을 대부분 회수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융사들이) 충당금을 많이 쌓아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도록 미리 대응을 하는 작업이 필요하고요.]

    경쟁적으로 나섰던 해외 부동산 투자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투자에 나섰던 기관과 개인 모두 낭패를 피하기 힘들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대연입니다.

    영상취재: 양진성, 영상편집: 김정은, CG: 손지영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280파크애비뉴. (자료: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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